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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석병산

 

 

 

 

 

 

 

 

 

 

 

2015.  8.  23일

 

거기....아홉시부터 여섯시까지....거기

 

 

 

 

 

 

석병산.

정상부의 깍아지른 듯한 바위 풍경과 일월문에 반해서 한번은 꼭 가고 싶은 산이었다.

그러나 거리상 너무 멀기도 하거니와

대간길로 이어지는 오름길이 만만치 않다는 소문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아주 널널하게 두시간이면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따라갈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찾아 온 기회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덥석 꼬리를 물었다.

 

 

 

 

 

 

 

 

 

 

삽답령을 지나 마을 안길로 한참을 달려 도착한 이곳

차로 달리는 동안 차창밖으로

희고 노랗고 붉은 물봉선이 지천으로 피었고 개미취 마타리....

몇마리 나비까지....

 

 

 

 

 

 

오후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우산까지 준비했는데 출발하면서 확인한 바

일기예보가 바뀌었단다.

짐을 줄이기 위해 우산을 꺼내두고 출발했다.

완만한 경사에 우거진 숲길을 막 들어섰는데

 날개를 휘적거리며 급한 걸음으로 내달리는 나비 한마리

시기적으로 주황색 부전나비라면 민무늬귤빛부전나비일 확률이 99%인데.....

아쉬움과 희망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산여뀌

 

 

 

 

 

 

노루삼 결실

 

 

 

숲 이곳저곳을 탐사하며 오르는 일행 덕분에 그다지 힘들지 않게   산행을 할 수 있었는데

단풍취. 진범, 눈빛승마, 병조희풀 등 눈에 익숙한 들꽃들도 많았지만

 두메담배풀, 노란장대 결실, 어린 두메닥나무 등

 내겐 처음 만나는 들꽃들이 더 많았다.

 

 

 

 

두메닥나무 

 

 

 

 

 

 

노란장대 결실

 

 

 

첫번째 만난 이정표

정상이 1.3km 남았으니 출발지점부터 하면 2km 남짓 되나보다.

이 부근에서 들꽃 탐사에 한참을 보냈다.

 큰제비고깔, 물양지꽃, 참여로 처음 만나는 꽃들이 참 곱기도 하다.

 

 

 

 

 

 

 

 

 

 큰제비고깔

 

 

 

 

 

 

물양지꽃

 

 

 

 

 

 

참여로

 

 

 

 

 

 

참여로 잎...큼직하니 박새를 닮았다.

 

 

 

 

 

 

??둥글레

 

 

 

 

 

 

눈빛승마

 

 

 

 

 

 

흰진범?

 

 

 

 

 

 

 

 

 

 

 

 

정영엉겅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코스여서인지 주말인데도 산행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정상부에서 사진으로 만난 두명 포함 다섯명정도,  오름길에 서너명 정도가 전부였다.

조망은 없지만 산죽밭과 참나무 숲길이 호젓하니 걷기에 참 좋았는데

내려올 때는 안개까지 끼어 몽환적인 풍경속을 걸을 수 있었다.

 

 

 

 

 

 

 

 

 

 

더덕

 

 

 

 

 

 

잔대 

 

 

 

 

 

 

삽주

 

 

 

 

 

 

참배암차즈기

 

 

 

 

 

 

당분취...줄기의 날개가 특징이란다

 

 

 

 

 

 

 짧은 경사를 오르니 다시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씨방이 맺힌 솔나리도 몇개체 보이고  참배암차즈기는 여기저기 꽃이 한창이다.

목빼고 가을을 기다리는 자주쓴풀은 길가 여기저기에 지천으로 널려있었다.

며느리밥풀꽃 종류도 많이 헷갈리는데

전체적으로 붉은것은 새며느리밥풀 이란다.

 

 

 

새며느리밥풀 

 

 

 

 

 

 

절굿대 흰색

 

 

 

 

 

 

 

 

 

 

오름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이는 조망터.

이름에 걸맞게  깍아지른 절벽으로 에워쌓인 정상과

 정상 아래 일월문도 보인다.

 

 

 

 

 

 

 

 

 

 

 

 

출발한지 2시간 30분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돌탑과 삼각점이 있는 봉오리를 들렀다가 안부로 내려와 바로 골짜기의 꽃 탐사에 들어가는 일행들.

날카로운 돌에 급한 경사 윙윙대는 벌

이것저것 신경쓰이는 것들이 많았지만 엉거주춤한 자세로 뛰따라 내려갔다.

이름은 들었지만 처음 만나는 꽃들

일일이 이름을 열거하기에도 벅차다.

 

 

 

 

 

삼각점 봉우리에서 건너다 본 석병산 정상

 

 

 

 

 

 

솔체꽃

 

 

 

 

 

 

벌깨풀

 

 

 

 

 

 

산국수나무

 

 

 

 

 

 

나도여로

 

 

 

 

 

 

가는잎대나물

 

 

 

 

 

 

자병취

 

잎이 커다랗고 접시처럼 커다란 꽃송리를 가진 사창분취는 사진이 없어져 버렸다.

 

 

 

 

 

 

 

 

 

탐사에 열중인 일행들이 이쪽에서 불쑥, 저쪽에서 불쑥 모습을 보이는 사이

나는 정상과 일월문 주변을 오가며

한손으로는 바위 끝자락을 붙들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돌마타리를 만나고

셀카를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돌산이라면 그저 좋았던 내가 이제 돌을 붙잡고 사정을 한다.

 

 

 

 

 

 

 

 

 

 

 

 

 

 

 

 

 

 

 

 

 

 

 

 

안개가 밀려오는 산속으로 일행들은 카메라까지 내려놓고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갔다.

따라갈 엄두가 나지 않아 가방을 지키겠노라 했다.

이후로 두시간 동안....

이쪽 봉우리 저쪽 봉우리를 오가며  안개에 쌓인 먼 산만 바라보았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

 

 

 

 

 

 

무서워서...바깥쪽으로는 갈 수가 없어 요모양이 되었다. 

 

 

 

 

 

 

 

 

 

 

 

 

 

 

 

 

 

 

 

 

 

 

 

 

백리향

 

 

 

 

 

 

개회향

 

 

 

 

 

 

 

 

 

 

 

 

일행들이 거둬온 결실들

 

 

 

 

 

 

 

 

 

 

 

 

 

 

 

 

 

 

 

 

 

 

 

 

 

 

 

 

 

 

 

 

 

 

안개낀 호젓한 숲길을 걸으며 석병산과 작별했다.

멀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석병산

꽃 친구들 덕분에

산행과 꽃과 나비까지.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고 싶은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