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3일
주차장~월영재~ 월영봉~ 대각산입구~ 방죽~ 월영재~ 주차장
금강을 지날무렵에는 강물위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마음을 빼았기기도 했고
고속도로 중간중간 운무에 휩쌓인 모습이 웬지 모를 기대를 갖게 했다.
월영봉에 오르면 해무에 휩쌓여 꿈꾸는 섬들을 볼 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런데 신시도에 도착할무렵에는 날씨가 너무 맑아서
망주봉인지, 대장봉인지...
커다란 바위 위에 사람까지도 보일것만 같다.
오르면서 보니 월영봉 옆으로 뻗은 바위능선의 바위위에 사람이 보였다.
표지판 뒤쪽으로 돌아가니 그런대로 다닐만한 등산로가 이어져 있고
배수갑문과 야미도 쪽으로 조망이 시원하다.
다시 월영봉으로 되돌아나오니 이제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섬들을 잇는 도로공사가 아직 한창 진행중이고 대각산 아래 훤히 깍여나간 산기슭을 보니
자꾸만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다리가 이어져도 배들은 다닐지도 모르지만
온전한 섬으로 남아있을 때 한번 다녀오고 싶다.
망주봉의 일몰도 보고 싶고, 명사십리 모래위를 맨발로 걷고도 싶고
자전거로 섬 한바퀴 일주도 하고 싶다.
하긴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 뿐 이미 섬들은 뭍에 다리 한쪽이 묶여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논두렁을 가로질러 월영재를 바라본다.
벼들은 아직 여물지 않았지만 두둥실 흰구름이 가을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억새 사이로, 줄점팔랑나비가 앉은 왕고들빼기 꽃 사이로
방조제를 건너오면서 대각산을 바라본다.
깍여나간 산기슭을 애써 외면해보지만 숨길 수가 없다.
몇년을 기다리면 저 곳에도 다시 나무며 풀들이 자라 푸르름을 되찾겠지.
수많은 수까치깨와 눈맞춤하며 월영재를 넘어 다시 주차장에 도착
바람과 시름하며 풀흰나비와 잠시 눈맞춤 후 채석강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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