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부부를 따라나선 꽃길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똑딱이를 들고 따라나섰다.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도 같지만
보고 싶은 마음이 이는것을 어쩌랴.
봄 햇살도 좋고 꽃에 스미는 빛도 너무 좋다.
꽃 앞에 앉아있는 내게
지나가는 진사님 한 분이 한 말씀 툭 던지며 웃는다.
"정성껏 좀 찍어요. 그게 뭡니까"
여러 감정들은 숨기고 싶어도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몸짓에서, 표정에서, 눈빛에서....
얼마나 정성을 들이는지도 보면 알 수 있다.
내 나름대로 정성을 들인다고 생각했고,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그렇게 보였다면 ...
내가 나 자신한테 속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예쁘게 찍어주지도 못할텐데 대충 찍지 뭐... 하는 그런 마음이 보였을지도.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능선에 닿는 계단을 오를때까지도 옆에 꽃이 함께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드문드문 인사를 건네며 걷는다.
능선 도착
정상까지 400미터 남았단다.
그럼 겨우 300미터를 올라온거네.
완만한 오름길이 보였지만
동행이 기다릴까봐 다시 돌아섰다.
꽃 앞에서, 좀 더 가까이 찍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두 분의 충고가
꽃에 대한 예의이고 사랑에서 나온 순수함임을 알기에 배재산을 내려오면서 기분좋게 웃을 수 있었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고
충고란 대부분 충고자의 입장과 경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충고를 한다는 것은 무척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어쨌든
내 안의 정성이 밖에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연구를 해봐야겠다.
그리고 가야산
언제 녹을까 걱정스러울만큼 두텁게 쌓였던 눈은 흔적도 없이 계곡에 녹아들어
시원하게 흘러내린다.
예년보다 변산바람꽃의 개체수가 많이 줄어든것 같다.
꿩의바람꽃
2016. 3. 6
배재산, 가야산, 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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