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산호랑나비
7월 말일쯤에 산호랑나비의 우화장면을 놓친것에 아쉬움이 남아
동네 궁궁이에 자리를 잡은 종령 애벌레를 두마리 더 데려왔다.
먹이조달을 위해 꽃 한송이를 함께 따 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꽃송이에 뭔가 알같은 것이 희미하게 보였다.
사진을 찍어보니 알이 틀림없어보였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다섯개씩이나....
7월 29일
알을 처음 보았다는 기쁨보다 먼저 낭패감이 밀려왔다.
졸지에 칠형제의 생계를 책임지게 생겼으니 참으로 난감했다.
하지만 당분간은 먹이조달 걱정이 없을것같아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하루 뒤에 한마리씩, 한마리씩 부화를 하는데
눈으로는 잘 보이지도 않았다.
종령 애벌레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크면서 색과 문양이 변해하면서 미모를 뽑낸다.
잎보다는 꽃을 더 선호하는것 같았는데
꽃을 먹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취각이 보고 싶어서 연한 풀줄기로 살살 건드려봐도 내밀 생각을 않는다.
내가 별로 위험하지 않다는것을 아는것인가.
어느분이 등을 살살 문질렀다길래 그렇게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어쩌다 취각을 내밀긴 했는데 어찌나 빠른지 눈깜짝할새에 도로 들어가버려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취각 사진 찍을 사람들 정말 대단한것 같다.
먹이를 구하러 갔다가 금방 탈피한 애벌레를 만났다.
부화한 녀석들을 다 키울수가 없어서
먹이식물이 있는 곳에 데려다주고 세마리만 남겨두었다.
주말에 서울에 다녀오느라고 동네의 먹이를 구하지 못해
마트에서 미나리를 사왔는데 잘 먹지를 않는다.
애벌레들도 자연산을 좋아하나보다.
10월 초에 코스모스 잎을 먹고 있던 종령 애벌레.
며칠 계속 모습을 보이다가 사라졌는데 어디에서 번데기가 되었기를 바래본다.
코스모스 꽃밭에 있던 사마귀. 15cm가 넘는 엄청난 크기였다.
열흘쯤 뒤에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었는데
번데기에서 우화까지도 약 열흘정도 걸리는것 같다.
날개가 비치고 꿈틀꿈틀 움직이기 시작하면 우화가 임박한 것이다.
하필이면 미끄러운 곳에 자리를 잡아서 우화할때 얼마나 발버둥치면서 힘들어 하던지
미안해서 잡아주고 싶었다.
둘째 산호랑나비
집 현관앞에서 격한 마중에 얼마나 놀랐던지.....
빈 번데기도 며칠 후에서야 딸아이 방에서 찾았다.
셋째 산호랑나비
화장실 문틀에 자리잡았던 셋째.
번데기는 비었는데 나비가 보이지 않아 얼마나 조바심내며 구석구석 찾았는지 모른다.
그런데 베란다 커튼 뒤에 숨어있었다.
셋째와 넷째가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훨~ 훨~~
낭패감을 안겨주긴 했지만
땀 삐질삐질 흘리며 땡볕속으로 나서게 할만큼 즐거운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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