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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이야기/나비의 한살이

굴러들어온 귤빛부전나비

 

 

 

 

 

 

 

 

 

 

4월 30일 화야산 

무슨 이유로 물가 바위에 내려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인연이다 싶어 데리고 왔다.

우리동네에서 만난적이 없는것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참나무부전나비와 녹색부전나비류가 살고 있으니

어딘가에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말이다.

 

 

 

 

그날 저녁 걱정스러울 정도로 아주 힘겹게 몸부림을 치더니 탈피를 하였다.

등 중앙의 붉은 줄과, 옆의 선이 없어졌다.

 

 

 

 

 

 

 

 

 

 

 

 

 

 

열심히 참나무를 먹는 모습이 털모자를 쓴 어린아이 같다. 

 

 

 

 

 

5월 5일 오전 6시 

아침에 일어나보니 참나무 잎 뒤에 붙어 전용상태에 들어갔다.

 

 

 

 

 

5월 6일 오전 7시

다음날 아침 역시 일어나보니 예쁜 연두빛으로 번데기가 되어 있었다. 

 

 

 

 

 

5월 14일

8일만에 번데기의 옆구리 색이 살짝 변하기 시작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언제쯤 우화할까?

볼 수 있을까?

 

 

 

오전 7시 41분

 

 

 

 

 

오전 9시 47분

 

 

 

 

 

오후 3시 15분 

 

 

 

 

 

 

 

 

 

14일 오후 6시 23분

밤까지  별로 변화가 없어보인다. 

바둑돌부전나비의 경험의 되새기며 새벽까지 기다려보기로 하고

5시에 알람을 맞췄다.

 

 

 

 

 

15일 오전 3시 48분

잠에서 깨었다.

번데기를 보니 색도 많이 변해있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

샤륵샤륵샤르륵.....

가만히 들어보니 번데기에서 나는 소리였다.

세상에 나오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그 소리는 한시간 이상 계속 들려오니 지켜보는 수 밖에. 

 

 

 

 

 

15일 오전 5시 49분 

 

 

 

 

 

가만히 앉아서 들여다본것밖에 한 일이 없는데

이 새벽에 왜그리 배가 고픈지.

먹을것을 갖다놓고 한입 베어문 순간

그 순간이 왔다.

 

 

 15일 오전 6시 8분 

 

 

 

 

 

 

 

 

 

 

 

 

 

 

순식간에 나와서는 위로 아래로 발발거리며 잘도 돌아다닌다. 

 

 

 

 

 

 

 

 

 

 

 

 

 

 

 

 

 

 

 

 

 

 

 

 

 

 

 

 

 

 

 

 

 

 

 

 

 

 

 

 

 

 

 

 

 

출근길에 데리고 와서 바람부는 참나무에 내려주었다.

내게 와 주어서 고맙고

보여줘서 고맙다.

부디 잘 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