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올겨울 들어 제일 추운 날씨인것 같다.
버스를 타고, 또 갈아타고...
몇십분쯤 새벽길을 걸어 용비지에 가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나올때에는 개심사행 오전 버스를 타고 나오면 될것이다.
그런데 동행이 생겼다.
둘이 걸으면서
언젠가 함께 찾았을 그 때 처럼 하얗게 서리가 내렸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서리는 내리지 않았다.
개나리꽃이 봄처럼 피어나고
마지막 단풍이 바람에 흔들렸다.
바람이 차다. 손도 시리다.
그래도 좋았다.
건너편 산등성이를 비추는 햇살이 너무나 따스해보였다.
몇년전 내 나무라고 찜해둔 소나무는 잘 자라고 있는데
친구가 찜해놓은 가운데 소나무 한그루는 태풍에 쓰러져버렸다.
만난지 오래인 친구... 잘 지내고 있겠지?
벚나무 단풍을 올려다보며 느긋하게 어슬렁거리다 고개를 돌려보니
댓명의 사람들이 카메라를 겨누고 있다.
화들짝 놀라 뛰쳐나왔다.
아마도 그늘속에 있어서 보이지 않았나보다.
그리고 만난 목장의 소떼들.
너무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연인에게서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을 받은것같은 기분이랄까
이렇게 추운날도 방목을 하는구나.
내가 추우니 소들도 춥겠지만
평평한 소 잔등에 내려앉는 햇살은
건너편 산등성이에 내려앉는 햇살보다도 더 따스해보였다.
좋은 카메라로 작가들이 찍으면 작품이 나올것 같은 그런 풍경이었는데...
멀리서 조심스레 몇장 사진을 찍으며 그냥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2017. 11. 18일. 미화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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