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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구름처럼/풍경속으로

보원사지에서 개심사까지

 

 

 

 

 

 

 

 

 

 

 

 

 

 

이제 새순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보원사지 입구의 감나무

늙은 감나무의 거친 줄기를 푸르게 감싸고 오르는 노박덩굴.

꽃이 아니어도 좋다. 오월은.

 

처음으로 밤을 함께 보낸 친구가 아침에 떠났다.

요양원에 계신 친정어머니를 뵈러 온 길이었다.

솜씨좋은 친구가 전복을 사다가 죽을 쑤어 주었다.

어머니를 뵙고 나오던 저녁에

 내가 "전복죽 먹으러 갈까?" 했던 말이 떠올랐단다.

 

친구가 떠나고 난 뒤 용현계곡으로 향했다.

오랫만에  개심사로 넘어가보자.

 

 

 

 

 

 

 

 

 

 

 

 

 

보원사지 아라메길 입구에서 나비를 만나 한참을 놀았다.

작은주홍부전나비.

나를 처음으로 나비의 세계로 안내한 나비다.

 

 

 

 

 

 

 

 

 

 

아라메길 입구의 장승앞에 있는데 한 젊은 부자가 지나가다가

혼잣말처럼 묻는다.

누가 여자지?

빨간 입술을 한 오른쪽 장승이 여자 아니겠어요.

그런쪽에 관심이 있었는지

대장군이  어느쪽이고,  머리모양이 여장군이 아닌것 같다며

검색을 해보더니

" 따질것 없이  입술이 빨간쪽이 여장군이예요" 한다.

그동안 별 생각없이 봐 왔는데.. 이렇게 관심있게 보는 사람도 있구나.

 

 

 

 

 

 

 

 

 

 

산길로 접어들자 저만치 앞에 젊은이 둘이 걸어가고 있었다.

쉬엄쉬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걷는데

능선길에 방금 다녀간 듯,   멧돼지가 파헤친듯한 흔적이 있었다.

그걸 보니 두 젊은이가 얼마나 든든하던지

 

 

 

 

 

 

 

 

 

 

 

 

 

 

 

 

 

 

 

 

 

 

목장 갈림길이 시작되는 능선까지 길이 가까워진 느낌이다.

너무 천천히 걸어서 그런가보다.

이제 전망대까지 평평한 능선길이다.

아늑하고 편안하고 호젓한... 그래서 좋은 길

혼자 걷자니 친구가 그립기도 하다.

그래서 솔방울도 친구하고,  덩굴 열매도 친구하고

바람과 햇살과도 친구가 되었다.

 

 

 

 

 

 

 

 

 

 

 

 

 

 

 

 

 

 

 

 

 

 

 

 

 

 

 

 

 

 

 

 

 

 

 

 

 

 

 

전망대 부근에서 만난 8자종주팀.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선원을 지나 임도를 따라서 세심동 입구로 향했다.

포장도로인것만 제외하면 이 길도 걷기에 참 좋은 길이다.

 

 

 

울새 

 

 

 

 

 

 

 

서산에서 11:30분버스로 왔는데 벌써 네시가 다 되어간다.

그래도 개심사를 안보고 그냥 갈 수는 없겠지.

겹벚꽃과 청벚 등 꽃은 시들어가고 있었지만

꽃을 보러 온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했고

꽃에 뒤지지 않는 푸르름의 아름다움도 좋았다.

 

 

 

 

 

 

 

 

 

 

 

 

 

 

 

 

 

 

 

 

 

 

 

 

 

 

 

 

 

 

마진식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 프로필을 보니 아마도 이 고장 출신인듯 했다.

현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고

다포와 족자 부채 등을 판매도 하고 있었다.

초파일인 22일까지 계속한단다.

 

 

 

 

 

 

 

 

 

 유유자적 걷다보니 어느덧  여섯시가 다되어간다.

버스시간에 맞추느라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열심히 걸었는데

 친구가 끓여준 영양 듬뿍 전복죽 때문인지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이 정화되어 그런건지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2018.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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