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들어 계속 빌빌대고 있어서
개심사 뒤 능선길을 걷고 싶어하는 친구의 마음을 붙잡을 수 밖에 없었다.
아쉬운대로 개심사 주변을 살살 돌며 가을을 만끽했다.
개심사는
십수년전부터 일년에 몇번씩은 오가는 곳인데도
오늘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것이 있었다.
대웅전 지붕 처마 근처에 나란히 박혀있는 연꽃봉오리 모양
저게 뭘까?
나는 아예 모르겠고, 친구는 들은적이 있다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단다.
그것은 연봉이라고 한단다.
수기와와 수막새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수막새 등에 와정이라는 못을 박는데
그 와정의 머리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것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은 어쨌든 좋은 일인것 같다.
사물에게서나, 사람에게서나, 새로움을 발견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저 친구에게 저런면이 있었어?
물론 때로는 여태까지 알고지낸것이 무색할만큼
실망스러운 모습을 발견할때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겨울에 한번쯤은 찾게될 개심사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내게 보여줄까.
다리 부근에 차를 주차하고 다리를 건너 걸었다.
임도를 따라 움막까지 갔다가 오솔길을 걸어 산신각으로 내려왔다.
그 길에 멋스러운 소나무에 기대어 잠시 분위기를 잡아도 보고
산신각에서 기도를 하는 친구의 뒷모습에 내 기도를 슬쩍 얹어본다.
"부자되게 해주세요"
금방 기도를 들어주셨는가
낮은 담장너머 단풍을 바라보노라니
마음은 이미 부자가 된것 같다.
명부전 앞 청벚나무 잎이 예쁘게 물들었다.
대웅전 지붕위에 나란히 보이는 연봉.
범종각 근처의 단풍이 정말 아름답다.
아침 저녁 울려퍼지는 범종소리 그리워 어이 질거나
2018.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