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5.
예정에 없던 산행이었다.
점심 후 가볍게 임도 산책이나 할 생각이었는데
발길이 부석사로 향했다.
구불구불 길을 걸어 부석사에 도착하니 함박눈이 내린다.
아이들 어렸을 적에 자주 찾던 부석사였다.
그때만해도 관음전과 요사채 안양루가 전부였던 아주 단촐한 사찰이었다.
지금은 이런저런 이유로 몸집이 상당히 커졌는데
소박했던 옛날이 참 좋았던것 같다.
산신각 오르는 길 옆의 동자승들
어느해부터인가 겨울에 누군가 털모자를 씌워 주었다.
올해는 솜씨 좋은 보살님이 있었는지
손뜨개 모자를 쓰고 있었다.
천진한 동자승답게 표정도 각각
바라보고 있는 곳도 제각각이다.
산신각을 지나 만공굴까지만 가보자 하며 올라갔는데
만공굴앞에서 보니 훤한 능선이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산신각과 만공굴 앞에서 바라 본 풍경
선묘굴도 있다는데 이곳이 선묘굴 입구일까?
여기서 길이 끊겨 되돌아 왔는데
한 친구가 까짓거 한번 올라가 보자 하면서 앞장을 선다.
바로 앞에 있는 듯 훤하게 보이던 능선은 자꾸 멀어지고
잡목과 푹푹 빠지는 낙엽에 미끄러져
웬 때아닌 유격훈련인가 싶었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능선에 오르니 또 정상이 욕심나나보다.
혹시나 싶어 챙겨온 아이젠을 겁이 많은 친구에게 내주고
제법 미끄러운 눈길을 걸어 정상까지 갔다.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등산로로 올라오는 건데
괜한 고생 했다며 웃는다.
눈이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정상의 조망은 하나도 없다.
정상 찍고 임도로 내려서는 길.
도비석문을 지나는 친구들
오늘의 소득은?
산행도 좋았지만 도곡지 부근의 도비산가든의 시래기돌솥밥이 참 맛있었다는 것.
곤드레돌솥밥 맛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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