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6일
병암산장~ 숯가마터~ 백운산~ 신선대~ 숯가마터~ 병암산장
6km 남짓. 4시간 30분
광양 백운산 산행을 함께 하자는 연락이 왔다.
내게 연락을 했을 때는 나도 갈만한 만만한 코스라는 얘기다.
아직 못가본 산이라 일단 대답부터 해놓고 검색을 해봤다.
높이 1222미터로 전라도에서는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란다.
조금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비교적 짧은 코스에 희망을 걸어본다.
2주쯤 더 있다가 가면 매화마을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을텐데
좀 이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며칠전의 매화소식을 살펴보니
몇송이씩 피어나기 시작했다는데
때마침 찾아온 꽃샘추위로 꽃구경은 기대할 수 없는것이 조금 아쉬웠다.
병암산장 마당에 커다란 산수유나무가 몇그루 있었다.
노랗게 꽃이 피면 정말 아름다울것 같다.
계곡엔 물도 별로 없고, 아직은 얼어있었다.
병암산장까지 차로 올라 점심을 예약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들머리 초입에서 만나는 멋진 소나무 한그루.
그리고 등산로 양 옆으로 나무를 식재해 놓았는데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다.
무슨 나무인지?
잘생긴 전나무
계단을 지나면 숯가마터까지 이런 너덜길이 이어진다.
너덜길이긴 하지만 돌들도 큼직큼직하고 그다지 거칠지는 않다.
고등학교 1년 직속선배님 모습 ^^*
걷는 속도는 나와 비슷한데
나는 틈틈히 쉬어야 하고, 선배는 정상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꾸준히 걷는단다.
따라 걸어보려고 했는데....
나는 쉬어야 산다.
숯가마터까지 오는 동안
고로쇠 나무에 꽂힌 빨대?와 얼기설기 얽힌 까만 호스들
큰 나무는 세개, 작은 나무는 2개가 꽂혀 있었다.
겨울동안 살기 위해 수분을 줄였다가
봄을 살기 위해 열심히 수분을 빨아올리고 있을 텐데...
고로쇠나무를 보며
맘 약한 선배가 무척 안타까워 했다.
여기에서 신선대와 백운산 정상의 거리는 거의 비슷하다.
백운산 정상쪽으로 향했다.
이어지는 가파른 산길.
잘생긴 서어나무와 꽤 자주 눈에 띈 노각나무, 참나무가 어우러진 숲이
앙상하지만 보기 좋았다.
백운산 정상과 전망대
억불봉 삼거리. 이제 고지가 눈앞이다.
날씨가 풀려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는데
억불봉 삼거리에 도착하니 공기가 확 달라졌다.
바람도 제법 분다.
쉼터 이정표에서 쉼터까지는 열발자국이나 될까?
산행객 한명이 쉬고 있었는데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정상에서 기다리고 있을 일행들 생각에 그냥 지나쳤다.
이제 계단 하나만 오르면 백운산 정상인 상봉이다.
바람도 너무 세게 불고
인증하려는 사람들도 계속 올라와서
정상에서 조망을 감상할 여유는 별로 없었다.
전망대로 내려와서 조망도 즐기며 산행의 여유를 만끽했다.
신선대를 배경으로.
정상을 배경으로
두시간여 걷는동안 힘들었던 기억은 다 어디로 날아갔는지.
처음부터 이 순간의 기쁨과 행복만 존재했던것 같은 기분.
산이 마법을 부린것이 분명하다.
이런 마법이라면 매일매일 마법에 걸리고 싶다.
신선대 입구 표지판.
진틀마을로 내려가려면 신선대에서 내려와 여기로 되돌아와야한다.
신선대를 향하며 뒤돌아본 백운산
지리산까지도 훤히 조망된다고 하는데 약간의 미세먼지가 있어 시야가 썩 좋지가 않았다.
오르기 전 올려다 본 신선대
신선대 계단 끝에서 바라보는 백운산 정상
신선대의 표지목.
신선대의 높이는 1198미터란다.
백운산 정상석에 새겨진 높이도 몇년전의 산행기를 보니 1218미터로 되어 있던데
몇년동안에 4미터가 높아진 이유는 뭘까?
신선대에서 내려서는데....
익숙한 새소리가 들린다.
다른곳에서 들으면 못 알아듣겠지만 바위산에서 들으면 알아들을 수 있는
바로 그 새, 바위종다리.
지난번 운장산 서봉에서도 정말 아름답게 앉아있는 두마리를 만났는데
휴대폰을 꺼내는 동안 날아가버렸었다
예쁘게 찍어주고 싶은데 자꾸만 나뭇가지 속으로 들어간다.
주위는 바위낭떨어지라 인증으로 만족해야지.
4시간 30분의 기분좋은 산행.
백운산도 많은 종류의 식물을 품고 있는 산이라는데...
기대했던것 이상으로 백운산정상과 신선대에서의 조망이 좋아서
봄이나 가을에 또 오고 싶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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