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9일 토요일
돌고개주차장~ 가마봉~ 진례봉~ 봉우재~ 임도~ 골명재~ 돌고개주차장 6km 남짓
진달래 산행지로 명성이 자자한 영취산이지만
지역이 워낙 멀다보니 산행할 기회가 쉽지 않았다.
내가 갈 수 있는 만만한 산행에 동행을 청하는 이들이라
고민하지 않고 따라나섰다.
새벽 5시 출발.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을 나서는데
어두컴컴한 하늘이지만 뭉실뭉실 흰구름이 보였다.
하늘이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
진달래도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출발하면서 임도 갈림길에서 올려다 본 영취산
이순신대교를 건너고 묘도교를 건너고 순식간에 돌고개 주차장까지 왔다.
그런데 아침을 먹을데가 없네.
굶고 산행을 할 수 없으니, 간식으로 챙겨온 빵이며 과일와 음료도 대충 때웠다.
복장이 라이더로 보이는 두 사람이 지나가면서 나누는 얘기가 들려왔다.
꼭 정상까지 가야겠어.
그냥 아무데서나 진달래를 보면 되는거 아냐?
그랬던 이들을 가마봉도 채 오르기 전에 다시 만났다.
벌써 정상까지 다녀온단다.
우리 일행을 보더니 여태 여기 올라오고 있느냐고 어이없다는듯 묻는다.
몇발자욱 가다가 감탄사 연발하며 발길 멈추고
또 몇발자욱 가다가 뒤돌아보는 풍경에 감탄사를 내뱉으로 발길 멈추고
사진을 찍다보니 2km도 안되는 정상까지 몇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가마봉이 올려다보이는 멋진 조망터
진달래를 배경으로 멧새 한마리
사진에서 많이 보았던 저 풍경
진달래 능선 중앙에 두 그루의 나무.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가마봉으로 돌아와 저 능선으로 내려가도 좋을것 같다.
삭막한 공단까지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진달래의 마력
바다에 옅은 안개가 남아있어 더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이곳의 벚꽃은 이미 떨어지고 있었다.
정상이 보인다.
영취산의 정상은 영취봉이 아니라 진례봉이다.
가장 높은 봉우리를 산 이름을 따지 않은 이유는 뭘까?
영취산은 계단이 많지 않아서 좋았다.
돌고개 주차장에서의 거리도 채 2km가 안되는 짧은 거리도 좋았다.
오르다가 멈춰서 돌아보면 바다와 어우러진 높고 낮은 산들
정상까지 만개한 진달래도 너무 아름다웠지만
붉은 꽃과 대비되는 신록도 너무 예쁘고
아기자기한 산세도 너무 예뻤다.
올라오면서 바라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인지
정상은 오히려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봉우재로 하산하는 길.
계단을 내려서다 오른쪽으로 도솔암 이정표가 있었지만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모두들 그대로 내려갔다.
그리고 만난 동굴.
따로 안내문이 없는걸보니 이름없는 동굴?
하산하면서 바라본 산빛은
진달래꽃과는 또 다른 빛깔과 매력으로 사람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꽃보다 더 아름답다고하면 꽃이 서운타 할테지만
온갖 봄빛이 어우러진 산 풍경은 꽃보다 더 아름다웠다.
시루봉 영취봉에 올라 이쪽을 건너다보면 또 어떨까
다시 올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 길도 한번 걷고 싶다.
봉우재에서 골명재를 거쳐 돌고개주차장으로 가는 길은
임도임에도 편백나무 숲과 올려다보이는 산빛이 아름다우니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왕복 여덟시간 거리에 4시간 산행.
먼길 달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아름다운 동행, 행복한 산행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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