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9일 일요일
원효봉중계탑~ 가야봉~ 원점.
산행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아주 짧은 산행이었다.
동행한 맑음님이 중간에 일정이 있어서였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어느 산행 못지 않게 즐겁고 풍성한 시간이었다.
중계탑 부근에는 세찬 바람이 불어 미미하지만 상고대가 있다.
다른 세상같은 오솔길을 지나 가야봉에 도착하니
다시 매서운 겨울바람이 볼을 때린다.
계단을 오르면서 만난 산행객이 상고대가 피어 있으니 서두르란다.
햇빛에 녹고 있어 1분1초가 아깝다고.
과연...
골바람을 그대로 맞고 서 있는 소나무에 상고대가 예쁘게 피어 있었다.
겨울이 주는 선물에 차거운 바람조차 고맙다.
그곳에서 발길을 돌려 돌아오는 길에
바위 이끼에 맺혀있는 물망울과 한참을 놀았다.
렌즈너머로 보이는 물방울과 반짝이는 보케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보석을 선물받은 기분이다.
지금 이 순간, 나만이 볼 수 있는 보석이니
얼마나 귀한 선물인가.
숨어있는 보석을 찾아내 즐겁게 놀 줄 아는 스스로를 자화자찬하며
동행과 웃는다.
이 길을 걸을때만 해도 몰랐다. 그 너머의 세상을.
지금 이 순간 ~~
일기예보보다 많이 늦었지만 너무나 맑게 개인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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