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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23년, 뛰지 말고 천천히 걷자

대둔산 생애대, 다시 오르다. (태고사~ 생애대~낙조대~마천대~원점)

 

 

 

 

 

 

 

산행을 하면서, 너무 아름답거나 좋았던 기억으로 다시 찾고 싶은 산들은 많다.

그렇지만 실제로  내가 다시 갈 수 있는 산은 그다지 많지 않다.

지리산 천왕봉이나, 설악산 대청봉처럼 체력적인 한계 때문인 경우도 있고

팔영산이나 팔각산 등, 지리적으로 너무 멀어서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둔산은 어떤가

지리적으로도 비교적 가깝다고 할 수 있고

등산도 짧게 할 수 있는 코스가 있어서  너무 좋은 산이다.

거기다 풍광 또한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산이니 얼마나 좋은가.

 

하여 다시 대둔산 산행을 계획했다.

이번에는 태고사를 꼭 들러보리라 생각하면서.

 

 

2023.  4/  22일 토요일

태고사광장~ 태고사~ 태고사광장~ 생애대~ 낙조대~ 마천대~ 태고사광장 원점회귀

 

 

 

 

 

 

 

 

 

 

 

철. 딱. 서. 니.

순수하고 배려심 많은 철딱서니들.

지난해 가을 황매산을 함께 했던 멤버들이다.

도원결의까지는 아니지만 1년에 몇 번이라도 산행을 함께 하자고 약속했었는데

거의 6개월 만에 다시 산행을 하게 되었다.

일 년에 지리산을 몇 번씩 찾는 베테랑 산꾼들이지만

0.1km를 1km처럼 걷는(이 말은  마천대 갈림길 낙조대 0.1km 이정목 앞에서 시나브로님이 한 말이다)

나와 맑음님에게 맞춰주는 멋지고 고마운 아우님들이다.

 

아침 7시에 태고사 광장에서 만나 산행을 시작했다.

우선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태고사에 올라갔다.

걸어서 올라가려다 너무 가파른 임도에 기가 죽어 위쪽 작은 주차장까지 차를 가지고 갔다.

얼마나 가파른지 자동차가 들썩거리며 힘들다고 투정을 쏟아낸다.

그래 그래~  잠깐이야.

 

 

 

 

태고사 광장에서 오름길

 

 

 

 

 

 

태고사 주차장에 주차 후 왼쪽 나무계단으로 잠시만 오르면 석문이다.

이곳에서 100여 미터만 오르면 태고사다.

오를 때는 왼쪽 석문으로, 내려올 때는 오른쪽 길로 왔다.

 

 

 

 

 

 

 

 

 

 

 

 

 

 

 

 

 

 

 

 

 

 

 

 

 

 

 

 

 

 

 

 

 

 

 

 

 

 

 

 

 

 

 

 

 

 

 

 

 

 

 

 

원효대사께서는 이 절터를 발견하고 기뻐서 3일을 춤췄다고 하고

만해 한용운 시인은 이곳을 보지 않고는 승지를 논하지 말라 했다고 하는데

그 말에 내 상상력이 너무 큰 기대를 했었나 보다.

지장전 뒤로 보이는 암릉과 범종각 방향의 조망이 아름다웠지만

여백 없이 너무 꽉 들어찬 전각 때문일까

청기와 때문일까

내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고찰의 운치는 조금 아쉬웠다.

 

 

 

 

 

 

 

 

태고사 광장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첫 번째 만나는 아래 이정표에서 배티재 방향으로 가야 생애대를 먼저 갈 수 있다.

낙조대 방향으로 가도 갈 수는 있지만 다시 산길을 내려서야 한다.

오름길 주변 곳곳에 야생화들이 제법 많았다.

삿갓나물, 미치광이풀, 괴불주머니, 노랑제비꽃 외 제비꽃류가 여럿이고 족두리풀 종류도 있었다.

 

 

 

 

 

 

 

 

 

 

 

 

 

 

 

노랑제비꽃을 찍고 있는 일행들

 

 

 

능선에 도착 배티재방향으로 조금 내려서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지만

짧은 길이니 어디로 가든 상관없다.

 

 

 

 

 

 

 

 

 

 

 

 

 

 

 

 

 

 

 

 

 

 

 

 

 

 

 

 

 

 

 

 

 

 

 

 

 

 

 

 

 

 

 

 

 

 

 

 

 

 

 

 

 

지난 2월의 생애대에서 보는 칠성봉이 수묵화의 느낌이었다면

4월의 칠성봉은 수묵담채화 느낌이랄까

일주일 전이었다면  생애대의 진달래가 예뻤을 것 같았지만

진달래가 졌어도, 철쭉이 피지 않았어도 좋았다.

 

 

 

 

생애대 입구에 핀 철쭉

 

 

 

 

 

 

 

 

 

 

진달래? 털진달래?

꽃송이도 하나, 둘씩 피었고 흔히 보는 진달래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능선 갈림길에서 낙조대를 100m 앞에 두고 고민을 하는 님에게

시나브로님이 한마디 한다.

0.1km를 1km처럼 가면 된다고^^*

그래.  그렇게 가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아.

동행들이 이해만 해준다면 말이지

 

 

 

 

 

 

 

 

 

 

 

 

 

 

 

 

 

 

 

 

 

수락리에서  돛대봉?을 거쳐 올라오는 코스란다.

왼쪽 바위능성 아래 어디쯤에 태고사가 있을 것 같다.

 

 

 

 

 

 

오대산 능선과 생애대

 

 

 

 

 

 

 

 

이제 능선의 멋진 조망터를 더듬으며 마천대로 향했다.

암릉 끝에 두 그루의 명품소나무가 보이는 곳

그 암릉 앞에 왔는데 아래쪽에 위험하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예전 같으면 무시하고 전진했겠지만 멀리서 본 것으로 족하기로 했다.

 

 

 

 

 

 

 

 

 

 

 

 

 

 

 

 

 

 

 

 

 

 

 

 

짧은 코스에 느린 걸음, 

이정표 앞에서,  아우님들에게 용문굴 삼거리에서 내려가 칠성봉 전망대를 보고

구름다리와 삼선계단도 보고 오면 좋겠다고 권했다.

한 사람은 신나 하는 표정, 또 한 사람은 글쎄... ^^*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여러달 동안 산행을 하지 못해 조금 힘들었다고 한다.

사실 그 코스는 나도 가고 싶은 코스이긴 했지만

얼마나 가파른지, 힘든지 알기에 엄두를 못 냈고

아우님들이 너무 짧은 산행에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권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중에 마천대에서 다시 만났다.

 

 

 

 

 

 

초록으로 싹을 내미는 사초들과 몇 송이씩 남아있는 진달래.

이제 피었거나 피기 시작하는 철쭉과 이런저런 야생화

산 위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조망과, 바위와 어우러진 멋진 소나무들

 

 

 

 

 

 

 

 

 

 

 

 

 

 

 

 

 

 

 

 

 

 

 

 

안테나봉 가기 전 바위에서 바라본 장군바위

오랜만에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어느 조망처에서 내려서야 저기를 갈 수 있을까?

그때는 내려다보니 길이 보였었는데.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새벽이 떠나가게 떠들썩했던 웃음소리

모두 다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삼선계단 위쪽 부근과 낙조산장과 마천대 사이의 골짜기에는 아직도 산벗이 제법 남아 있었다.

 

 

 

 

 

 

 

 

 

 

삼각점이 있는 안테나봉. 정식 명칭인지는 모르지만 옆에 안테나가 있다.

 

 

 

 

 

 

가운데 천등산

 

 

 

 

 

범부전나비를 만나서.

 

 

 

 

마천대에서  잠시 헤어졌던 아우님들을 만나 다시 완전체로 하산을 시작했다.

함께 간다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야 할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면, 각자의 체력과 취향에 맞게 잠시 따로 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몇 명의 소수일 때 한해서 말이다.

인원이 많은 단체 산행에서 이랬다가는 정말 큰일 날지도 모른다.

 

다시 태고사광장으로 내려오는 것으로 오늘 대둔산 산행을 마쳤다.

함께 하면 즐거운 좋은 사람들과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 산행지는 언제 어디가 될지 기대가 된다.

 

 

 

 

 

내려오면서 다시 만난 생애대 갈림길 이정표. 여기에 생애대도 표기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