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18일 토요일
대치리~ 헬기장~ 상가저수지~ 상가리주차장~ 헌종대왕태실~ 덕산버스정류장
8시 15분 서산발 덕산행(서령버스). 14시 55분 덕산발 해미행(예산교통)
대략 12km 6시간
우리동네 가야산의 변산바람꽃을 만나지 못하고 봄을 보내나싶어 아쉬웠는데
주말에 시간이 생겼다.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지 20여일이 되어가니 가도 만난다는 보장은 없었다.
거기다 지난 15일에 지인이 무더기버전 사진을 보내왔길래
이번 주말까지 기다려줄것 같소? 하고 물었더니
"에고 늦유 아줌니. 벌써 말라가고 있던걸요" 하는 답이 돌아왔다.
행여 늦둥이 하나라도 남아있지 않을까?
꽃을 못 만나면 운동했다 생각하면 될 일이고
이번 기회에 매번 지나치기만했던 헌종대왕 태실로 들러볼 생각이었다.
대치리에서 올려다 본 가야봉과 원효봉
양지바른 곳에 긴병꽃풀이 벌써 피었고, 꽃다지도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산길을 걷는 내내 노란 생강나무 꽃이 봄기운을 돋운다.
생강나무
임도 오름길에는 개암나무꽃과 변산바람꽃에 대해 얘기하며 아랫동네 주민과 함께 올랐다.
내려올때는 서울에서 왔다는 산행객과 생강나무와 산수유에 대해서 얘기하며 함께 걸었다.
누군가 알려주기는 했는데 두 나무가 헷갈렸나보다.
꽃자루가 짧은 생강나무 했더니
생각없는 생강나무로 기억하면 되겠다며 웃는다.
개암나무 암꽃
쪽동백 나무의 벗겨진 빨간 수피가 햇볕에 참 예쁜데....
곤줄박이
올괴불나무
길마가지나무
딱총나무
많이 가문가보다.
약수가 바짝 말라있다.
그래도 나무들을 잎을 틔우고 꽃을 피웠다.
어느 지역에선 제한급수를 고려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던데
이제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면 우리동네도 마음 놓을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
이제 변산바람꽃을 만나러 가는 길
고맙게도 예쁜 꽃 몇송이 남아있다.
시들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반갑다.
현호색
변산바람꽃
숲에는 딱따구리가 제법 많아서 때론 둘이 쫓고 쫓기며 시끄럽게 울어댄다.
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꽃 진달래
상가저수지의 버드나무 뒤로 바라본 옥양봉
자꾸 꾀가 나서 최대한 차로 오를 수 있는곳까지 올라다니다보니
참 좋은길인데도 상가저수지에서 주차장 가는 이 길을 참 오랫만에 걸어본다.
주차장 입구
오래 걸었는데도 다리는 멀쩡한데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해서
아스팔트 포장길을 버리고, 개울을 건넜다.
옥계저수지의 데크길이 끝나고 이 징검다리를 건너면 헌종대왕 태실 가는 길이다.
저수지를 끼고 도는 소나무숲길이 아름다웠다.
언젠가 아주 오래전에도 이 앞을 지나간적이 있었던것 같다.
고작 35미터만 오르면 되는데 너무 지쳐있어서 그냥 지나쳤고
그 이후로 이 길은 차로 쌩생 지나다니는 길이다보니 일부러 맘먹기가 쉽지 않았다.
태봉산에 있는 명종대왕 태실에 비하면 너무 단촐하다.
문인석 무인석도 하나 없고
소나무숲에 둘러쌓여 조망도 없다.
길가의 매화를 보는것으로 봉우리는 하나도 오르지 않은 가야산 산행을 끝냈다.
봉우리는 오르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꽃과 풍경들로 풍성한 산행이었다.
이제 덕산버스정류장까지 발바닥의 아픔을 느끼며 참으며
순례자라도 된것처럼 걸어본다.
택시라도 부르면 될일인데 무슨 오기로 그랬는지..
집에 돌아오니 발가락과 발바닥에 두개의 물집이 생겼다.
내 발아
고생시켜서 미안하다.
'산에서 나를 만나다 > 23년, 뛰지 말고 천천히 걷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야산 산행 (가야봉~ 석문봉. 23. 4. 30) (2) | 2023.05.09 |
---|---|
대둔산 생애대, 다시 오르다. (태고사~ 생애대~낙조대~마천대~원점) (8) | 2023.04.25 |
친구들과 도비산 나들이 (4) | 2023.03.14 |
남해 금산, 부소암과 상사바위 (8) | 2023.03.09 |
대둔산 최고의 조망처 생애대. (6) | 2023.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