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5.
아무래도 친구에게 또 낚인것 같다.
전날 옥순봉 구담봉 산행을 했으니 가볍게 봉수산 가자해서 따라나섰는데
가는 동안 자꾸만 가야산이 좋다는 얘기를 한다.
그래. 친구가 가야산이 가고 싶은게로구나.
힘들어서 그렇지, 산세나 산 타는 맛이야 어느 고산에 뒤지지 않는 가야산이다.
옥양봉 입구 마을주차장~ 옥양봉~ 석문봉~ 첫번째 내림길
아는 길이 더 무서울 때가 있다.
가파른 오름길을 어이할거나.
산행 초보시절, 훈련산행으로 이만한 곳이 없다해서 가끔 올랐던 옥양봉이었다.
" 이렇게 힘든데 왜 왔을까" 내 푸념에 친구가 현답을 내놓는다.
"산행 끝내고 내려왔을 때 기분을 생각해봐"
마른 나뭇가지의 눈은 다 녹아내렸지만
무거운 눈의 무게에 소나무가 힘겨워 보인다.
하지만 내게서는 탄성이 나온다.
가지 상하지 말고 조금만 더 견디려무나
거꾸로 자란 고드름?
소나무에서 내리꽂힌 고드름이 여기저기에 보인다.
머리위를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옥양봉은 원효봉과 더불어 가야산 오름길 중에서
조망을 보며 오르기에 가장 좋은 코스지만, 짙은 안개에 조망은 전혀 없었다.
그래도 선답자들이 길을 잘 다져놓아, 눈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오른다.
안개로 인하여 조망이 없으니 더 신비로운 느낌이 들어서 좋다.
옥양봉에 오면 꼭 봐야 하는 바위 위의 명품소나무.
지난해까지도 고사목의 위용을 자랑하던
정상석 옆의 소나무 는 이제 완전히 바스라져 그루터기만 남았다.
와! 상고대다. ^^*
바람이 조금만 더 불었으면 멋진 상고대를 만날 수 있었을텐데.
남들은 평지수준이라고 평하는 옥양봉에서 석문봉까지의 길이
낮게 오르내리는 길이지만 워막 오르막에 약하다보니
내게는 여전히 버겁다.
석문봉에서 잠시 하늘이 열리는 듯 하더니 다시 구름이 몰려온다.
마음같아서는 저기 가야봉까지 가고 싶지만
다행히도 나는 나 자신을 잘 안다 ^^*
석문봉 지나 첫번째 갈림길에서 하산을 시작했다.
철쭉 위에 핀 눈꽃. 눈으로 보는 모습은 너무 예뻤다.
네시간의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니
오름길의 힘듬을 다 잊었다.
가야봉까지 갔다올걸 그랬나 ~~
욕심은 금물.
산아래 어느집 마당에 미니 자전거가 눈길을 끝다.
내가 좋아하는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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