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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이야기/꽃. 나비 탐사일기

야생화 천국 풍도

 

 

 

 

 

 

2016년 3월 15일

2026년 3월 15일

공교롭게도 십 년 전과 같은 날이다.

십 년 동안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풍도바람꽃, 풍도대극, 지천이던 노란 복수초,  솜털 보송보송한 노루귀.. 

그 모습을 어찌 잊는단 말인가.

봄이 오면 생각나는 곳 중의 하나였지만 마음은 그냥 덤덤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근래에 야생화의 매력에 빠진 지인이 풍도를 가고 싶은데

혼자 가기는 거시기하다고.

함께 가자는 말도 못 하고 속을 태우는 모습을 보니, 예전의 내 모습이 생각나서 동행을 자처했다.

수원의 친구도 함께 하기로 했다.

 

가기로 마음먹고  삼길포 유람선을 예약하고 나니

덤덤했던 마음이 물결처럼 출렁이기  시작한다.

꽃잎을 열 때의 꽃의 마음이 이럴까,  언 땅을 밀어 올리며 고개를 내밀 때의 새싹 마음이 이럴까

 

아침에 눈을 뜨니 하늘이 어둡다. 

땅을 보니 축축하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개이겠지.  배만 뜰 수 있으면 돼.

삼길포항에서 비를 맞으며 출항을 기다렸고, 풍도에 도착할 무렵 비는 그쳤다.

 

 

 

풍도 등대

 

 

 

 

 

 

백구 구월이.  구월에 태어나서 구월이란다.

순둥순둥한 모습이 너무 귀엽다.

 

 

 

 

 

 

 

 

 

 

 

 

언덕을 오르는 동안 폐가가 더러 보인다. 

허물어져 가는 흙벽을 담쟁이 덩굴이 붙잡고 있다.

어느 집 마당에선 부부가 전호나물을 다듬고 있었다.

하얀 꽃이 무더기로 피는 전호, 나물로 먹어봤던가

십 년 전에 한 봉지 사 간 것도 같고 가물가물하다.

이곳에서는 뭐라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고 했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언덕 위의 은행나무는 십 년 동안 키가 얼마큼이나 자라기는 했을까?

아니면 나처럼 키가 줄어들었을까

여전히 듬직하고 멋지다.

 

 

십년만에 찾은 풍도는 그대로인듯 하면서도 조금씩 변해 있었다.

선착장 위치도 바뀌었지만 제일 많이 변한것은 은행나무 위쪽에서 시작되는 풍도의 꽃밭이었다.

마을과 지자체에서 보호하고 관리를 하는 덕분에 아주 풍성해졌다.

꽃에게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지만 풍도바람꽃도, 복수초도, 노루귀도

여기저기 아주 그냥 지천으로 널려있다.

 

 

 

 

복수초

 

 

 

 

 

 

 

 

 

 

 

 

풍도대극

 

 

 

 

 

 

 

 

 

 

 

 

 

 

 

 

 

 

 

 

 

 

 

 

노루귀

 

 

 

 

 

 

 

 

 

 

 

 

풍도바람꽃

 

 

 

 

 

 

 

 

 

 

 

 

 

 

 

 

 

 

 

 

 

 

 

 

 

 

 

 

 

 

 

 

 

 네 마음이 내 마음이겠거니,  내 마음이 네 마음이겠거니.

쭈그리고 앉아 꽃과 눈을 맞추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네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모르겠다.

풍도대극을 만나고 돌아나오는 길

오전의 흐린 날씨에 뾰루퉁해 있던 꽃들이 활짝 웃고 있었다.

특히 노루귀 앞에서 일어서기가 얼마나 아쉽던지.

섬 트레킹을 했다는 산악회 지인을 우연히 만났는데

네시간 동안 꽃과 놀았다고 하니 의아한 표정이다.

네 시간을 더 주어도 꽃과 놀 수 있다고 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