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를 갈 때는 나름대로의 목표나 어떤 기대감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 화야산행을 마음 먹으면서도 그랬다.
목표가 있었고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원했던 것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의 내 마음이다.
자연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언제나 즐겁고 설레지만
노력으로도, 욕심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일들이 많다.
사람의 영역이 아닌것이다 자연은.
그래서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한다
아니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 곳에는
목표나 기대했던 이외에도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자연에 머무는 시간은 순간순간이 행복으로 채워진다.
2026. 3. 29. 일요일.
얼레지




버스를 타고 고속터미널, 전철을 한번 갈아 타고 청평역으로, 그리고 친구의 도움을 받아 운곡암 입구에 도착했다.
계곡을 들어서면서, 연두빛으로 물들어 산을 밝히는 야광나무를 보고는 첫번째 목표를 미련없이 접었다.
야광나무를 식수로 하는 민꼬리까마귀부전나비 알을 보고 싶었는데
내게는 과한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남은 것은 기대감.
조금 이른감이 있지만 어제 발생소식이 들려 온 유리창나비를 볼 수 있을까?
천천히 계곡을 오른다.
잎이 돋은 야광나무의 연두빛과 노랗게 핀 생강나무꽃이 산을 환하게 밝힌다.
돌단풍


어딘가 물까마귀가 있을 계곡 바위엔 돌단풍이 꽃망울을 키우고 있고
계곡 주변에서 꽃을 찾는 진사님들의 조심스러운 발자국 소리가 물소리에 묻힌다.
청노루귀





노루귀


달아 놓은 새 집 위에서 짝을 부르는 곤즐박이

산장까지 다녀오셨다는 나비까페 매니저님을 만났다.
멋진 두 남자와 함께.
유리창나비는 두 번 눈으로만 확인했다.
쨍하지 않은 날씨 때문인지 무척 까칠했다.

개암나무

남산제비꽃

양지꽃

산괴불주머니

현호색

꿩의바람꽃. 올라가는 길에 핑크빛 예쁜 봉오리도 많았는데 눈으로만 담았다.


마지막 코스 뾰루봉의 들바람꽃





꽃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다리도 아프고 몸은 피곤하지만 전철에서의 긴장감이 은근히 기분좋게 한다.
버스시간까지 별로 여유가 없고
청평에서 강변역까지 두 번을 환승해야하는데, 방향을 제대로 탔는지.
도착했을 때 스르르 긴장이 풀리며 밀려오는 안도감.
마음이 꽃잎처럼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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