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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이야기/들꽃세상...작은것이 아름답다

논두렁의 세대교체(수레국화.노란꽃창포.벋음씀바귀.창질경이.

 

오랫만에 논두렁에 나갔다.

왜 바람부는 날에는 더더욱 바깥이 궁금할까?

내게도 야생화와 같은 기질이 있나보다.

바람속에 서면 내가 더 강해지는 것 같고 뭔가 견뎌야 할 일이 있다는게

오히려 든든하다.

거의 모내기가 끝난 논은 예전보다 훨씬 더 여유롭고 평화롭다.

논두렁의 꽃들에게도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었다.

큰개불알풀은 이른 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피어나고 있고

제초제 속에서도 힘겹게 살아남은 들풀들의 생명력도 감탄스럽다.

 

(구사일생 살아남은 괭이밥)

 

노랗게 개천 둑을 물들이던 유채는 씨방을 맺은채 바람에 흔들리고

쇠뜨기가 무성하게 자라 뒹굴고 싶도록 푸근하다.

그 속에 작고작은 별들이 땅위에 떠 있다.

이름하여 쇠별꽃

 

이 녀석은 오늘 (5월 29일) 처음 만났다.

꽃이 아주 작은녀석...양지꽃 비숫한데 이름을 불러줄수가 없다.

너는 그냥 꽃이다.

 

 

 

 

배암차즈기

 

쇠뜨기 속에 보라빛 수레국화 몇송이

아! 이쁜것

꿈을 꾸듯 풀속에 숨어 흔들리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이름을 알았을 때 너무 반갑고 기뻤는데

길가 여기저기 흔한 꽃임을 알았다.

창질경이가 춤을 춘다.

찔레꽃처럼이 아니라 창질경이처럼 춤추고 노래한다.

 

벋음 씀바귀

오래전에 한포기를 보았는데 오늘은 빨래터에 수다떠는 아낙네들처럼 모여있다.

무슨 얘기들을 할까?

올해는 풍년이 들까? 이런 걱정하고 있을까

 

 

노란꽃창포..

이제 창포와 붓꽃 조금은 알아볼 수 있을듯 하다.

붓꽃은 꽃잎에 호랑이무늬 비슷한 문양이 있고 꽃창포는 꽃잎에 노란 무늬가 들어가 있단다.

노란색은 노란꽃창포이고..

붓꽃은 마른땅을 좋아하고 창포는 습지를 좋아한다는 것도...

 

 

 

크림슨크로버?..붉은 토끼풀?  찾아봐야지

 

하얗게 백발이 된 너는 누구냐

바람부는 날에만 너를 만나는구나

 

 

달리고 싶은 내 애마

달리면서 바람과 햇볕과 만나는 동안 나도 바람이 되고 햇볕이 된다.

스스로의 힘으로 달린다는 것 또한 기분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