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산과 더불어 내게는 나를 풀어내는 또 하나의 돌파구이다.
지난 일요일 오랫만에 논두렁에 나갔었다.
한바퀴 휘 돌면서 똥보다 더러운 내 맘을 풀어내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출근길에 잠시 돌아본 논두렁
햇살을 받으며 피어난 작은 풀꽃들이 너무 예쁘다.
다시 점심시간을 이용해 우유하나 빵하나 들고 논두렁으로 나섰다.
긴소매옷을 입었는데 덥다
휙 벗어서 자전거 바구니에 구겨넣고 달린다.
팔뚝에 와 닿는 햇살이 따끔따끔하다.
그래..이 정도는 되어야 벼이삭도 영글게하고 과일의 단맛도 배이게 하겠지
청지천변에 억새꽃이 피어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가을의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물에 발담그고 있던 왜가리가 사진기를 꺼내자 날아가버린다.
이건 무슨 꽃인지 제일 많이 눈에 띄는 꽃이었다
아침에 보았던 그 작고 예쁜 꽃
흰꽃이삭여뀌란다.
고마리와 어울려 참으로 예쁜데 사진에 잘 담을수가 없다
때를 못찾은 것일까? 아니면 놓친 것일까
그도 아니면 객기 한번 부려보는 것일까?
보라빛 제비꽃이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모든것에는 어울리는 때가 있는 법
반갑긴 하지만 어쩐지 생뚱맞다.
고개숙인 벼이삭과 눈높이를 맞춘 미국쑥부쟁이 한 그루 낮은 자세로 피어있다.
길가에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한건 벌써 오래전부터이지만
푸른하늘과 황금빛으로 물들 준비를 하는 들판과 어우러진 지금에서야 코스모스의 멋을 제대로 느껴진다
역시 있어야 할 때와 장소를 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노란 뚱딴지와 억새가 어우러져 피어있는 청지천의 지천...
벼가 익어간다.
가을이 깊어간다.
나는 오늘도 버리지 못한 자아를 끌어안고 논두렁에 나가 통곡한다.
아직은 눈물이 나는것을 보니 그래도 울만할 때 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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