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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05~2010)

다불산 몽산 아미산..경찰산악회

2008.  7.  12일 토요일  경찰산악회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 23명

산행시간  :  10:30: 15:20분

 

가깝고 돈안들고 거기에다 대부분 내 발길이 처음 닿는 곳.

이것이 경찰산악회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한가지 흠이라면...흠...음~ ...믿을 수가 없다는 것..^^*

그 경찰산악회에서 이번엔 당진의 아미산을 간단다.

아미산...

지난해던가.  가야산 석문봉에서 만난 산행객중에 당진에서 온 사람이 있어 아미산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것을

듣고는 그때서야 당진에도 그런 산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열시 서산웨딩홀에서 집결  스물두명의 오늘의 산꾼들이 여섯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아미산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은 다크호스님의 차량에 실려 오가는 길 편안히 다녀왔다.

아미산  349.5 라고 씌여있는 표지석을 지나 외국어수련원에 차를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영 자신없는 짐을 꺼내  부탁한다는 것이 코딱지만한 배낭을 메고 온 산폴님이었으니  결국은 괜차뉴님께서 지게 되었고

격무에 시달리다 모처럼 찾은 산행에 힘들어하시는 괜차뉴님께 짐을 하나 더 지워드린 꼴이 되었다.

 

 

 

 

일단 출발부터 한번 흔들어주고(코스를 거꾸로 돌뻔했음) ..아까 지나쳤던 표지석에서 단체사진 증거를 한장 남기고

농로를 따라 한참을 걸었다.

그곳에서 만난 촌로의 말을 듣고 길을 바꾸었는데  윗길로 걸은 선두팀들을 제치고 아랫길로 걸은 후미팀이 선두가 되어버렸다.

경찰산악회의 또 하나의 불문율.....선두팀에 끼지 말것.^^*

오늘은 길을 잘못들어서가 아니라 코스가 약간 변경된 듯 싶었다.

 

 (길을 건너서)

 

(촌로에게 길을 묻고)..할머님 왈 산에 그렇게 다니면서 산삼 한뿌리라도 캐어 봤느냐고 하신다.  오늘은 어떨지....

 

(진로를 바꾸어 선두가 후미가 되는 순간)

 

다불산이라 했다.

그 오름길이 얼마나 가파르던지

옥녀봉보다 조금 더 힘들겠거니 하고 스틱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

오름길에 주홍빛이 화사한 하늘말나리를 만났다.

지난해 조령산 이후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동자꽃은 이미 시들어 있어 아쉬웠다.

다불산 정상의 정자에서 잠시 휴식

 

  (다불산 중간정도의 바위에서 휴식)

 

(다불산 정상의 육각정)

 

 

 

이제 몽산을 향해 출발이다.

얼마를 걸었을까?  앞에서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황금빛 루드베키아가 곱게 피어있는 언덕길 건너편에 우뚝 선 철제다리 그 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증거를 남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길가의 루드베키아가 예뻤다.  다리아래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에도 예쁜 꽃길을 만들고 있었다.

 

 

 

 

 

산의 높이에 비해 제법 규모가 큰 다리였다.  아래에 도로를 뚫으면서 야생동물들의 이동통로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다리라나.

내 눈에는 동물들이 다닐것 같지가 않다.  그냥 인간들의 편리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길이고

동물들이 다니는 길을 막아버린 것에 대한 미안함을 스스로 위로하려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닐까

동물들이 다니는 길을 걸어왔다고 푸념을 하시는 김호준님..내 수준에는 딱 맞는데...

다리위에 자리를 틀고 복분자주랑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뒤끝있는 복분자주 덕에 조금 고생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후문.

 

(이 사진은 다리 위에서 포즈를 잡고 찍은 듯 한데 언제 찍었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산호자님께서 가져오신 투게더 아이스크림..스푼이 없어 두껑에 담아 입을 대고 먹었더니....

 

구름다리를 지나고 한참은 널널한 길을 걸었다.

한팀은 임도를 따라 걸어가고,  우리는 임도를 비껴 산으로 올랐다가 다시 임도로 내려서 얼마를 더 걸은 다음에야

몽산 오름길로 접어들었다.

등산로 주변의 잡목과 잡초를 제거하고 계단을 설치하여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었다.

그 몽산 마지막 오름길이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홍천 팔봉산에서 약한 모습 보인것이 소문이 났는지  푸른뫼님께 지팡이를 내밀어 주셨다.

슬쩍 잡았을 뿐인데도 걸음이 한결 수월했다.

뒤에서 나는 누가 잡아주냐며 소리치는 솔방울님....미안하지만 못들은척..^^*

아마 돌멩이처럼 이미지 변신 하기 전에는 힘들걸....

몇번인가 산행을 함께 하고부터 푸른뫼님께서 많이 배려를 해 주신다.

찍지만 말고 찍히기도 하라며 카메라를 받아 사진을 찍어 주시기도 하는것이 참 고맙다.

 

마지막 몽산 오르길에 잠시 비를 만났다.

비가 내리면 온전히 맞으리라 각오하고 우산도 우의도 챙겨오지 않았지만  우산을 받을 만큼의 비는 아니었다.

 

(구름다리를 지나)

 

(나무의 눈이 내 소시적 눈망울처럼 초롱초롱하다)

 

(자작나무 사촌 숲길을 지나 몽산으로)

 

몽산에서 점심을 먹었다.

널다란 평상이 딱 세개

산조아 언니 평상마다 이름을 붙이니....  "정보과"  "교통과"  "수사과"

수사과가 제일 인기가 있어 제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단촐한 교통과와 정보과는 경계를 넘나들며

입담좋은 백조언니와 산조아언니 등의 수다를 양념으로 너무나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백조언니와 도시락 분담을 하였을것으로 짐작되는 산조아 언니.  조막만한 밥 한덩이를 꺼내놓고는 "너나 먹어라" ㅎㅎㅎ

 

 

아무래도 내가 속해있는 정보과의 멤버가 가장 잘 짜여진듯 싶다.

듬직한 괜차뉴님, 산 사람님.   그리고 백조언니, 산조아언니, 덩순이....     

정보를 얻으려면 때로는 미인계를 써야 할 때도 있지 않겠는가?    바다와 덩순이에게 덩달아 묻어가는 미인이기는 하지만서도.

  (완전 물탱크 수준이다..일명 천연암반수...내 닉네임이 돌멩이이므로)

 

여기서 한가지 빠뜨리고 넘어갈 수 없는 사실 하나

산폴님께 껌 한톨의 뇌물을 받았으니 모른체할 수도 없고.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정말 딱 맞아떨어진 산호자님의 보따리속...

댁의 냉장고가 적당히 비어 있었더라면  익히지도 않은 쑥반죽을 들고 오실일이 어디 있었겠는가 말이다.

건강을 위해 일부러 생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서도,

날반죽을 해동시켜 가져오시고, 그것을 보신 푸른뫼님 " 고놈의 떡 참 예쁘게도 생겼다" 생각하셨다니

경찰산악회의 하나의 전설이 탄생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몽산 정상에도 시를 적어놓은 팻말이 서 있었는데.. 오면서 곳곳에 세워 놓은 것을 보았었다.

군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니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오는 도중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서산시민들이 옥녀봉을 찾듯이 그렇게 가볍게 운동삼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인가보다.

몽산 한켠엔 모감주나무 두 그루가 노란꽃송이를 예쁘게 달고 있었다.

 

이제 마지막 목적지 아미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몽산 바로 아래 돌담안에서 포근한 단체사진 한장..

스물한명의 사람들이 그 안에 들어가니 한장의 담요속에 폭 둘러쌓인 듯 딱 맞는다.

 

왔던 길을 한참을 되짚어 아미산을 향했다.

빨래를 짜듯이 땀을 흘렸는데도 여전히 땀이 줄줄 흐른다.

이 아미산 정상을 오르는 길 역시 내게는 만만치 않았으니  까마득한 계단위의 정자를 바라보며

뒤에서 밀어주시는 푸른뫼님과 밧줄을 붙잡고 겨우 올랐다.

계단을 엉금엉금 기고 싶었으나 민망하여 차마 그러지를 못하고 참고 있는데 푸른뫼님께서 등을 떠밀어 주시니

한결 수월했다.

 

 

(이 사진 역시 푸른뫼님께서 찍어 주셨다)

 

(누군가에게 사진을 부탁했더니  다크호스님께서 당신이 찍어주면 안되겠냐고..^^* )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금방이라는데.....믿어도 될까?  산행시간을 계산해보니 이번엔 공지된 4시간에서 더 넘지는 않을것 같다.

내려오는 길에 보라빛이 예쁜 자주조희풀을 만났다.

얼마전에 사진을 보며 병조희풀과의 다른점을 보았던터라 그것이 자주조희풀이라는것을 알 수가 있었다.

계단을 무리지어 내려가는 일행들의 뒷모습과 풍경이 아름다웠지만

자꾸만 멀어져가는 그들의 모습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었다.

 

  (산층층이)

 

 

(내림길 마지막 이정표)

 

 

(자주조희풀)..병조희풀은 통부가 병처럼 배가 불룩하다.

 

(딱지꽃)

 

 

 외국어 수련원에 도착해 그곳에서 각자 해산하기로 하고,  각자의 의향에 따라 유명하다는 면천칼국수를 먹으럴 간단다.

정상에서의 푸짐한 점심 탓에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았기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산호자님차와 다크호스님 차가 그곳으로 향했다.

모두 열명..

지난번 홍천 팔봉산에서 고생한 기억이 아직 생생하여  먹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지만

구수한 국물에 먹다보니 면은 좀 남겼지만 국물  한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유명하다는 집의 번지수는 잘못 찾은 듯 했다.

각자 분담하자..다크호스님께서 내신다...결국은 산호자님께서 계산을 하셨다.

그리고는 영탑사로 향했다.

입구의 400년된 몇아름이나 될 커다란 느티나무와 곳곳의 느티나무가 인상적이었지만 절집 풍경은 밋밋했다.

계속되는 불사로 인하여 고풍스런 느낌도 들지 않았을뿐더러 전각도 단촐했다.

 

(유리광전 뒷쪽의 바위위에 세워진 7층석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