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31 월요일
어느덧 8월의 마지막날이다.
아침 출근길... 길을 나서는데 바람이 서늘하다.
세탁소에 들러 웃옷을 찾아 걸치고는 논두렁을 향했다.
가야산 옆 자락의 하늘이 호수처럼 넓게 뚫려 있다.
그 높디 높은 가야봉이 마치 호숫가의 풀밭처럼 잔잔하게 보인다.
청지천엔 바람이 일어 잔잔한 물결이 일어 천변에 나란히 서 있는 벗나무의 그림자가 들어서질 못하고 있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물에 있어서 맑음보다는 고요함이 한 수 위라는 거.
내 마음의 고요함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수양이 필요할까?
논두렁의 작은 꽃들이 내 발길을 잡는다.
무리지어 한창인 노인장대...등등
촉박한 출근시간 때문에 고개 돌리고 그냥 지나치는데 엷은 분홍빛 꽃여뀌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꽃들과 눈 맞추고 하늘을 가슴깊이 들이마시느라 2분정도 지각을 하였다.
퇴근 후 다시 찾은 논두렁
다시 흘러온 구름은 하늘의 모양을 바꾸어 놓았다.
보이는 꽃들도 다르다.
무슨 싸리인지... 싸리나무 한그루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저 길 끝에 님이 오시는지...
소박하게 단장하고 님을 기다리는 다소곳한 여인네의 모습을 닮았다.
억새와 갈대도 꽃을 피워 푸른 하늘과 더불어 가을이 성큼 다가섰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 푸른 들판이 황금물결로 일렁일 날도 멀지 않았구나
하얀 눈송이 같은 미국쑥부쟁이
타향살이의 피곤함은 보이지 않고 어린애마냥 여리고 순수해보이는 꽃...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
해가 참 맑게 서산을 넘어가고 있었다.
어느 바닷가나, 어느 산기슭에선 누군가 아름다운 일몰을 보고 있는 이가 있겠지
나의 하루도 저렇게 맑게 지나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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