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9
며칠전 장맛비에 잠긴 개울을
스틱으로 짚어가며 징검다리 돌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다가
포기하고 돌아섰던 그 곳 개울가엔
돌들이 햇볕에 등을 말리고
무슨 잠자리인지 날렵한 맵씨의 까만잠자리가 풀숲을 들락거립니다.
가파르고 굵은모래로 미끄러웠던 오름길은
아라메길이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나무를 박아 계단을 만들고 주변의 잡목을 정리하여
그동안 보이지 않던 아랫마을이 훤히 보이네요
주변정리가 깔끔하지 않은것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함께 해주는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오르기는 훨씬 수월한데
오솔길 특유의 호젓함과 아늑함이 사라져 아쉽기도 합니다.
누구의 보금자리인지
참 예쁘게도 지어놓았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덩굴식물에만 이런 집을 지었네요.
어느덧 개심사 갈림길을 지나고 전망대를 향해 오릅니다.
굳이 표지를 세워놓지 않아도 알 수 있는데
이렇게 멋진 안내판을 세워놓았네요
조금 보는 방향을 틀었을뿐인데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말도 그런가봅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그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말이 되기도 하네요.
제게도 그런 일이 있어
조금 속상한 날이기도 합니다.
전망대 위의 풍경이 정말 시원합니다.
멀리 팔봉산 도비산 백화산등 산군들과
가을을 떠올리게하는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아름답네요.
개심사는 언제보아도 청정함과 고요함이 느껴져 좋습니다.
기둥과 서까래의 자연스런 모습은 볼수록 정겹습니다.
가끔 있는그대로의 내 모습이 부끄러워 감추고 싶을때도 있었는데
당당하게 드러내놓고 살아야겠습니다.
범종각의 지붕은 하늘로 날아오를 듯 날렵한데
범종소리도
풍경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나를 찾아올 그리운 마음이 없는것일까요
풍경소리 울려 줄 바람이 그리운 날입니다.
범종아래에 저런 공간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보았습니다.
피안의 세계로 통하는 문이 아닐까요
초록이 눈이 부십니다.
울적한 날엔
저 장화처럼
제 마음도 햇볕에 바삭바삭하게 말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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