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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이야기/들꽃세상...작은것이 아름답다

눈맞춤....(사마귀와 절굿대)

 

눈맞춤을 바라는 내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꽃들은 짐짓

엉뚱한 곳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래 흔든다.

 

때로는

고개를 푹 숙인채

얼굴조차 내게 보여주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꽃들의 그 내숭에 내 마음이 타들어간다.

만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나는 낮은 자세로 그들과 마주할 수 밖에 없다.

 

 

 

 

 

옥녀봉 산책로 옆

절굿대가 보라빛 꽃을 활짝 피우고 서 있었다.

짐짓 사나운척 날카롭게 날을 세우고  피어있지만

그 여린속을 내 어찌 모르리

 

 

그 옆에 사마귀 한마리 꽃과 마주하고 있다.

곤충중에서는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사마귀다.

카레라를 들이대는 내가 이상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나를 바라본다.

눈싸움에서 지면 싸움에서 지는거다.

카메라를 방패삼아 한참을 눈맞춤했다.

이쪽 저쪽 고개를 돌며가며 눈맞춤을 해주는 사마귀가

오늘따라 고맙다.

 

 

 

눈을 마주친다는 것은

서로 마음을 나누는 행위이다.

눈을 마주치는 동안은 서로에게 정직하다는 것이다.

설사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서로 다른곳에 있다해도....

그래서 눈맞춤이 고맙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눈맞춤 대신

꽃과 곤충과 시선을 나누는 내가 한편으로는 서글프지만

정직한 내 눈빛을 보낼 수 있는 그들이

나는 진심으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