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6
친구와 둘이
일람리행 13시 25분 서산발 시내버스
양길리주차장~ 3봉~ 팔봉~ 서태사~ 어송 약 2시간
며칠전 비소식이 있던 월요일이었지만 날씨가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도 잠잠하다.
가을걷이가 끝난 길 옆 양배추밭에서
남겨진 주먹만한 양배추 두 알을 뜯어 배낭에 넣었다.
묵직한 것이 제법 무게가 느껴진다.
아하~ 오늘 제법 운동이 되겠는걸
그나저나 버려진 양배추니 두개쯤 따가도 괜찮겠지
단풍은 계절따라 사라지고
임도의 가로수가 홀가분하게 서 있다.
오늘은 산도 홀가분해보인다.
부산했을 일요일을 보내고 맞이한 월요일
주차장의 차를 보니 서더대
드문드문 산행객 몇명만이 산에 들어있을 뿐이다.
2봉을 지나 잠시 쉬면서
V라인의 얼굴을 들이밀어본다.
넙데데한 얼굴이 만족스러운건 아니지만
넙데데한 얼굴에 불만을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뼈를 각을 용기도 없거니와
넙적한 턱선에 말년의 복이 들어있다고 위안을 삼아볼까
3봉의 참빗살나무 열매는 씨앗을 떠나보냈고
늦단풍이 곱던 제2정상의 떡갈나무도 잎을 떨구었다.
4봉에서 바라본 3봉은
푸른하늘을 머리에 이고 아름답게 서 있다.
눈앞에 가릴것이 없는 맑은 날씨
근래들어 조망이 제일좋은 산행인것같다.
(4봉에서 바라본 3봉의 모습)
이것이 5봉
이것은 6봉?
봉오리 하나하나마다 이름을 부르며 걸었다.
8봉을 지나 서태사로 향하는 길에 백두대간팀의 대장을 만났다.
사진으로 보아 알고있었기에 인사를 드리고 몇마디 얘기를 주고 받았다.
백두대간을 이끌어 간다는게 쉬운일은 아닐것이다.
나도 백두대간의 꿈을 꾸고 싶은데
꿈이란 언제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간절하게 바라도 안되는 것도 있는 것이다.
이 산에서~ 저 산에서~
꼼짝을 못하고 살아가는 나무도 있는데
나는 팔봉산도 가고 가야산도 가고 도비산도 가지 않는가
행복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언제나 곁을 내주는 산이 있고
함께 걸어주는 친구가 있으니
다른 욕심은 부리지 말자.
더는 욕심부리지 말기로 하자
(사철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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