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4. 29
양길리주차장~ 임도~ 1봉~3봉~운암사지~ 양길리주차장 대략 3시간
날 부른것은 꽃도 아니고, 산도 아니고, 나무였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새 잎을 피워내고 있는 나뭇잎들이었다.
그 신록의 어우러짐에 나도 함께 물들고 싶었다.
1시 30분 출발
양길리 주차장에서 시작한 산행.
임도로 가야 꽃도 보지 않겠느냐며 일행들이 앞장서서 걸어주니
고마울뿐이다.
(임도에서 만난 큰구슬붕이)
오는길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산빛은
무뎌딘 내 심장을 환희로 출렁거리게 했다.
이런 산빛을 보고 어찌 달려오지 않을 수 있으리요.
(1봉에서 바라본 정상)
1봉에 오름길 바위문 앞에서
산행객들이 멈칫거리며 서 있었다.
"바위가 굴렀나봐요. 지난번에 저 바위가 없었는데..."
하긴 익숙한 것들이 때로는 아주 생소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마도 바위 오르기를 거부하는 마음이
그녀의 기억을 왜곡하고 있나보다.
그 바위는 내가 1봉을 알았던 그때부터 거기 있었는데 말이다 ^^*
동행들이 없었다면
산빛에 취해 하릴없이 먼산을 바라보다
주저앉았던 그 자리에서
그냥 돌아섰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아마도...
그랬을것 같다.
동행이 있어 나를 일으켜 3봉으로 향하게 했다.
2봉 오름길의 우럭바위
빛나는 신록한테 관심을 빼았긴것이 서운했나
우럭의 표정이 웬지 심드렁해보인다
.
(2봉에서)
2봉에서 약올리듯 날아오르는 애호랑나비?를
눈으로 쫓으며 한참을 서 있다가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데
이렇게 아름답게 새잎을 피우는 이 나무는 뭐지?
색이며 모습의
곱기가 꽃에 뒤지지 않는다.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인가
한번 주저앉으면 일어나기가 싫다.
"안갈겨?"
동행의 채근이 있을때까지 정자에서 일어설 생각조차 안한다.
(정자에서 바라본 정상부)
(털두꺼비 하늘소)..요즘 어딜가나 이 녀석이 한창이다.
(계단에서 바라본 2봉과 1봉. 그리고 가로림만)
일명 계란바위...
오를 수는 있으나 내려오기가 자신이 없었는데
동행이 기꺼이 다리가 되어주겠단다.
등산화를 신은채로 어깨를 밟자니....참 미안하고 고맙다.
덕분에 몇년만에 다시 오른 계란바위
이쪽을 봐도.. 저쪽을 봐도..햐~~
말도 설명도 필요없는 풍경이다.
보는 이들만 알것이다.
그 기분을...
(각시붓꽃).....3봉 아래서 만나다
(운암사지에서)
길마가지나무가 열매를 맺고 있었다.
너무 앙증맞고 예뻐서 사진에 담았는데
어! 무슨 알이지?
그 작은 열매에 손님이 다녀가셨나보다
(황매화).....1봉 사거리에서
(줄딸기)
산행 후
개운한 국물의 잔치국수 한대접 들이키고 돌아오는 길
그곳에 들러 꽃도 보고
일용할 양식으로 머위 한줌 뜯어 왔다.
(앵초)
(광대수염)
(산괭이눈)
(연복초)
신록으로 마음을 물들이고
꽃으로 눈을 씻어준 팔봉산
내겐 이름난 그 어느 명산보다도 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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