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심사의 봄을 보지 않고는
봄을 보았다고 할 수가 없을것 같다.
개심사의 봄을 보지 않고는
봄을 보낼 수도 없을것 같다.
개심사는 내게 봄 그 자체이다.
봄의 절정의 순간에도 개심사 경지는
이렇듯 흔들림없이 꽃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있었을 것이다.
떨어진 꽃잎에 끊길 듯 이어지는 배롱나무 그림자를 품어안고
가지 끝에 이는 바람을 잠재웠으리라
명부전 앞의 겹벚꽃 빛깔이 참으로 오묘하다.
이것을 도대체 모슨 색깔이라고 해야하나
나무의 꽃빛깔조차 한마디로 표현할 길이 없으니
내가 나를 알 수 없음도 나무랄 일은 아니지 싶다.
개심사에서
명부전 앞의 풍경이 제일 화려한 것은
저들이 위로가 되고 있다는 것을 꽃 스스로도 아는 모양이다.
자연에 순응하며 피고지는 꽃들을 보며
나 또한 많은 위안을 얻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명부전 앞에 합장하고 선 저이의 모습에서도 한송이 꽃을 보는 듯 하다.
꽃을 보러 가는 길은 혼자 가는게 아니라는데..
꽃이 화려하고 찬란할수록 누군가와 함께 봐야한다는데..
혼자 보면 어떠리
조금쯤 외로우면 어떠리
꽃 앞인데 조금쯤 초라해진들 어떠리.
그래도 동행이 있어 더 좋은 오늘이다.
개심사의 봄은 절정을 지나 있었다.
절정의 순간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롯이 혼자만의 것이다.
절정의 순간을 넘어
조용히 사위어가는 개심사의 봄
해우소 가는 길목에 있는 이 붉은 꽃이 나는 참 좋다.
만첩홍매화인지 만첩홍도인지.
오늘 만난 누군가 만첩홍도로 보인다고 했다.
내 생각도 그러했다.
기와지붕과 어우러진 이 붉은 꽃이 나는 정말 좋다.
조용히 마음을 씻는 개심사지만
봄에는
한껏 들뜬 마음으로 봄을 즐겨도 좋으리라.
2012. 5. 6. 후배 부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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