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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헐레벌떡 가야산

 

 

 

팔봉산을 갈까

개심사 뒷산을 갈까

내 걸음으로 만만한 곳들을 짚어보며

이 궁리 저 궁리 하느라 마음이 홀로 부산스럽다.

 

 

 

이럴때 울려주는 전화벨 소리는

선녀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처럼 청량하고 반갑다.

"언니!  가야산 가요"

이어 들려오는 동행들의 이름에 잠시 머뭇거릴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면면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때문이다.

 

 

 

 

그들과 걸음을 함께 하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함께 하지 못할 이유도 없을것 같다.

시작과 끝만 함께 하리라 생각하며

옥양폭포를 향했다.

 

엊저녁 비가 내렸으니

짐작대로 수량이 제법 풍부하다.

숲길에 들어서자 폐부 깊숙히 들어오는 서늘함에

설핏 가을냄새가 스친다.

푸르른 잎들도 곧 가을준비로 부산해지겠구나

 

 

 

 

 

 

 

 

 

 

 

 

아~~ 노랑망태버섯

벌이 무서워서...

뱀이 부서워서...

늘 보던 그곳에 가지 못하고

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던 노랑망태버섯.

만나야 할 것들은 언젠가는 만나게 되나보다.

 

 

 

 

 

 

 

 

 

 

 

 

걸음빠른 모기대님이 석문봉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봐도 든든하고 예쁜 부부다.

 

 

 

 

아!

뻥 뚫린 석문봉의 하늘

온몸을 훝고 지나가는 청량감을

눈으로 보는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니..

 

저 곳에 서 있는 저이가 누군지 모른다.

내가 아는 누군가였으면 더 아름다워 보였겠지만

이 순간, 그 곳에 있어준 저이가 고맙다.

 

 

 

 

 

후배를 올려보냈을 때는 하늘은  바위에서 떨어져 있었다.

 

 

 

 

 

 

 

 

 

 

 

 

 

 

 

 

 

 

 

 

 

 

 

앞서간 일행들은 가야봉을 지났을까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후배의 모습이 멋지다.

 

이유가 어찌되었건간에

오늘은 내가

그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었단 말이지^^*

 

 

 

 

 

 

 

 

 

 

 

 

 

 

 

산행을 끝내고 물봉선 앞에서 하는 탁족은

더 시원하고 좋았다.

아직 연락이 없는것을 보니 선두팀의 산행은 아직 진행중인가보다.

 

 

 

 

 

수까치깨

 

 

 

 

 

 

 

 

 

 

주차장에서 한참을 기다려 만난 동행들의 배낭은

도토리 주머니로 불룩하고

표정들은 즐거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느 좋은 날에 산에서 도토리묵을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2. 9. 8일

 

상가리주차장~ 옥양폭포~ 석문봉~ 암봉~ 가야봉아래 갈림길~ 상가리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