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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두번째 백아산.

 

 

 

 

 

 

 

 

 

 

 

 

 

 

 

산행지를 선택할 때

이제는 가고 싶은 산이 아니라

걸음을 따라갈 수 있는 산을 찾게 된다.

산행거리가 너무 길지 않을 것

빨리 걷지 않는 그룹이 있는 팀일것

설사 늦는다해도 덜 부담스러운.....

 

산울림의 백아산 공지를 보니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을것 같았다.

게다가 2009년도에 안개속에서 아쉬움을 남긴 산이어서

한번 더 가고 싶은 산이기도 했다.

 

 

 

 

 

 

달리는 동안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주차장에서 몸을 풀고 출발할때까지도

그다지 희망적이지만은 않았다.

몇년 전 그때처럼 또 안개속을 헤매다 오는 것은 아닌가.

물론 안개속에서 헤매어도

그냥 그 산속에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다 내것같은 충만함으로 산줄기를 굽어보며 땀을 식히는 즐거움을 또 다시 놓치고 싶지는 않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는데....     누군가 남의 인삼밭을 넘보는 이들이 있는가보다.

 

 

 

 

 

 

 

 

 

 

 

 

 

 

 

 

 

 

 

 

 

 

 

다행히 산길을 오르는 동안 안개가 서서히 걷히어

선명하지는 않아도 그런대로 멀리 구름다리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장구밤나무 열매

 

 

 

 

 

짝자래나무 열매

 

 

 

 

 

 

 

 

 

 

 

 

 

 

 

마당바위 이정표 부근의 철쭉 군락지.

몇년 전 오월의 그날엔 안개 속에서 겨우 꽃 몇송이를 볼 수 있었는데

 꽃피는 봄날엔 정말 환상적일것 같다.

백아산 정상에 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올라 마당바위와 하늘다리를 보고 다시 내려와야 한다.

 

 

 

 

 

 

 

 

 

 

 

 

 

누군가 마당바위에서 내려다보는 내 뒷모습을 담아주었다.

이왕이면 돌려세워놓고 찍어줄 일이지.....

 

마당바위에서 내려다 본 산빛은 따듯했다.

노랗게 물든 나무는 뭐지...비목?  생강나무?

 화려한 단풍은 아니었지만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늘다리 아래로 암봉과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인공구조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편인데

이 다리가 없었다면...

 그저 바라만보다 돌아서거나

먼 길을 돌아서 올라왔을  생각을 하니 고마운 다리가 아닐 수 없다.

아마도 하늘다리를 지나 그대로 내려가면 원리나 관광목장 쪽이 나올것 같다.

 

 

 

 

 

 

 

 

 

 

 

 

 

 

 

 

 

 

 

 

 

 

 

 

 

 

 

 

 

 

 

 

 

 

 

다시 되돌아와 정상으로 향하는 길.

가야 할 길도

지나 온 길도

가지 못하고 스쳐 지나는 길도

아름답다.

몇몇은 무섭다며 앞에서 돌아서야했던 하늘다리도 장난감처럼 작아졌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누워있는 소나무에

앞서걷던 일행이  박치기를 한다.

 

 

 

 

 

 

 

 

 

 

 

 

 

 

 

 

 

 

 

 

 

 

 

멀리서 보면 하얀 바위가 거위처럼 보여서 白鵝山이라고.

정상에서 보는 무등산이며 주변 산군들의 마루금이 멋지다는데

꿈속을 헤매는 듯 몽롱하다.

조망이 좋았어도 어디가 어딘지 짚어내지 못했을테고

출발할 때에 비하면 이만큼이라도 보여준것을 다행으로 여겨야지.

 

 

 

 

 

 

 

 

 

 

 

 

 

 

 

 

 

 

 

 

 

함께 걷던 일행이 내게 뭘 묻느라 고개를 돌리고 걷다가

돌무리에 발이걸려 앞으로 고꾸라지는 바람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다행이 무릎이 조금 벗겨지는 정도였지만

아마도 다음날 고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주릉에선 단풍나무는 몇 그루 볼 수 없었고

노랗게 물든 비목과 생강나무 그리고 등산로에 나뒹구는 갈잎과 산죽이

고즈넉하면서도 운치있는 가을산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삼거리 이정표

1호산막까지는 2KM,  13호 산막은 1KM

출발 전 설명을 듣기로는 전망대 들렀다가 되돌아서 1호 산막으로 내려오라는 안내를 받았는데

13호 산막쪽으로 길을 튼다.

확인 차 등반대장에게 전화를 하니 13호 산막으로 내려오란다.

모두들  1KM를 덜 걷게 된것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표정이다.

나도 물론 그랬다.

 

 

 

 

 

 

 

 

 

 

 

 

 

 

 

길게 이어지는 계단에 무릎이 아파 올 무렵

휴양림이 보인다.

이정표상의 짧아진 거리만큼은 이런 포장도로를 걷는 것이었다.

산행 후 포장도로를 걷는 것이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길에 운치가 있어 좋았다.

 

 

 

 

 

 

 

 

 

 

 

 

 

 

 

 

 

 

 

 

 

버스안에서 등반대장님이 산행지를 설명하면서

암봉이 많은 쉽지 않은 산이니 조심하라는 당부를 하였다.

이곳이 초행이라는 옆좌석의 동행이 묻는다.

"정말 힘들어요?"

" 그 땐 힘 하나도 안들었지요.  젊었을 때니까요^^*"

6년이 짧은 세월은 아니지만

세월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관리부실의 핑계였음을 .......

 

 

산행을 끝내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