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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포기하지 않으면 만나게 되더라....청량산

 

 

 

 

 

 

 

 

 

 

2015.  11.  21일  나홀로산우회와 함께

 

입석~ 청량사~ 자소봉~ 탁필봉~ 연적봉~ 장인봉~ 두들마을~ 입석

 6.4km  4시간 30분쯤

 

 

 

 

 

 

 

 

봉화....오지답게 멀긴 멀다.

버스로 꼬박 네시간을 달려 산행들머리 입석에 도착했다.

잦은 비가 계속되는 날씨도 모처럼 개어

처음 발걸음하는 청량산에 대한 기대를 더해주었다.

 

 

 

 

 

 

첫번째 만나는 바위굴 앞에 멋진 글귀를 걸어 놓았다.

살다보면 남을 탓하고 싶을 때도 많더라만

생각해보면 모두가 내탓이더라.

친구에게 청량산이 너무 힘들었다는 말을 듣고 도전 자체를 포기하려고 했었지만

포기하지 않으니 이렇게 만나게 되더라

 

 

 

 

 

오름길 고사목에 장승을 조각해 놓았다.

 

 

 

 

 

응진전과 청량사 갈림길

응진전에서 보는 청량사의 조망 또한 일품이어서 응진전을 들러 청량사로 내려오면 좋겠지만

걸음도 느린데 부담이 너무 클것 같다.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한다면 당연히 청량사로 가야지.

 

홀로 걷지 않으려면  누군가의 바지가랑이라도 잡고 늘어질 판인데

다행스럽게도 사무국장 콴님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먼저 청을 넣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청량사 들머리에서 올려다보이는 저 우뚝한 세 봉우리는 ...좌로부터 연적봉, 탁필봉, 자소봉?..이건 내 짐작일 뿐이다.

 

 

 

 

 

 

 

 

 

 

 

 

 

 

 

 

 

 

 

 

 

 

응진전 갈림길에서 청량사까지 1km 이어지는 길은

별로 숨가쁠 일 없는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다 내려놓고 만나는 늦가을의 산

그 산은 오래된 친구같아서 좋다.

무엇을 감출 필요도 없고

무엇을 보여주려 애쓸 필요도 없이 편안한 친구.

청량산... 이름이 주는 느낌때문에 새봄에 만나야 할것같았는데

불쑥 찾아 온 오랜 친구처럼 갑작스런 만남이지만 반갑고 편안하다.

 

 

 

 

연화봉과 마주한 콴님

 

 

 

 

 

붉은 기와지붕 아래로 스님이 홍시를 한소반 받쳐들고 들어가신다.

하나만 주세요... 하고 싶은 그 말을 군침과 함께 굴꺽 삼킨다.

벽에 씌여진 "솟대와 시, 그리고 나그네"  때문에 그 안이 궁금하였는데

옛날 자료를 보니 예전엔 산꾼의집이었고 이대율이라는 분이 찾는이들에게 일일이

차를 끓여 대접했었는데 몇년전에 산을 떠났단다.

사립문 하며 지금은 아무나 부담없이 드나들 수 있는 그런 곳은 아닌듯했다.

바로 옆은 퇴계 이황을 기념하여 지었다는 청량정사다.

 

 

 

 

 

 

 

 

 

 

 

 

 

 

 

 

 

 

 

 

 

 

 

 

 

 

 

 

 

 

 

 

 

 

 

 

 

연화봉을 배경으로 서 있는 석탑과 유리보전의 풍경이 멋스럽다.

 

 

 

 

 

 

 

 

 

 

 

 

 

 

 

 

 

 

 

 

 

 

 

 

 

 

 

 

 

 

범종각

 

 

 

 

 

날씨가 더웠으면 약수를 한사발은 벌컥벌컥 들이켰을텐데...

억지로라도 한 모금 마실걸 그랬나보다.

 

 

 

 

 

 

 

 

 

 

 

신발을 벗기 귀찮아서 멀찍이서서 사진 몇장 찍고 합장 한번 했다.

불자는 아니지만 손으로서 주인에 대한 예의라고 해두자.

 

 

 

 

 

꽃을 거꾸로 매달아 놓은 듯한 굴뚝이 예뻐서 찍었는데 "안심당"이라고 전통다실이란다.

 

 

 

 

이곳에서 뒤실고개로 바로 올라가면 시간과 거리를 많이 단축할것 같아

그리 계획했었는데

후미팀인지 가까이에서 웅성대는 소리도 들려오고

거리가 짧으니 한번 도전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소봉으로 향했다.

청량사에서 잠시 되돌아나와 갈림길에 들어서면

김생굴이 겨우 백미터 밖에 안되지만  참자.

 

 

 

 

 

 

 

 

 

 

 

 

 

 

 

 

 

 

 

가파른 오름길에 숨이 턱에 차올라 콴님이 들려주는 얘기를 묵묵부답 귀로 들으며 오른다.

까마득한 계단 그 위에 자소봉

저 계단을 오르지 않으리라.....

하지만 올랐다.

그건 순전히 내가 안 가면 자기도 안 가겠다는 동행의 협박 덕분이었다.

 

 

 

 

 

 

 

 

 

자소봉의 풍경들

 

 

 

 

 

 

 

 

 

 

 

 

 

 

 

 

 

자소봉의 가파른 계단을 내려와 한모퉁이만 돌면 탁필봉이다.

 

 

 

 

 

탁필봉 가는 길에 되돌아 본 자소봉 

 

 

 

 

 

 

 

 

 

 

 

셀카를 찍어보겠다고 준비중인 콴님

 

 

 

 

 

 

 

 

 

 

 

 

 

 

 

 

 

 

 

 

연적봉에서 후미 일행 몇명을 만나 함께 진행을 하였다.

사진 찍기도 좋아하고, 찍히기도 좋아하는 사람들

연적봉에서,  구름다리에서,  장인봉에서..

그 덕분에 살짝 먼저 출발해서 포기하려고 했던 장인봉도 오를 수 있었다.

 

 

 

 

 

 

 

 

 

 

하늘다리와 장인봉 오르는 가파른 계단도 보인다.

 

 

 

 

 

 

 

 

 

 

 

 

 

 

 

 

 

 

 

 

 

 

뒷실고개로 내려오는 가파른 계단.

청량사에서 바로 이곳으로 오려고 했었는데..그랬더라면 후회가 컸을것 같다.

자소봉을 비롯하여 연적봉 탁필봉 등 멋진 풍경을 하나도 못 보았을테니 말이다.

 

 

 

 

 

 

 

 

 

 

 

 

 

뒷실고개에서 작은 고개 하나 넘어 만나게 되는 하늘다리.

이 다리가 아니었으면

건너 저 봉우리를 어찌 갔을고 생각하니 고맙긴 하지만

나는 이런 시설물이 그닥 반갑지는 않다.

그곳에서 이곳저곳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즐기는 일행을 두고 먼저 장인봉을 향해 출발했다.

 

 

 

 

 

 

 

 

 

 

 

 

 

 

 

 

 

 

 

 

 

 

 

 

 

 

 

 

 

 

 

 

 

 

 

 

 

 

 

 

 

 

장인봉까지 400미터

그건 그냥 400미터가 아니다.

늦가을 운치 가득한 길을 내려가면 청량폭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자소봉에서도 연적봉에서도 까마득하게 보이던 계단이다.

뒤에 일행들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올라가보기로 했다.

마주친 또 다른 일행들이

정상엔 또 다른 일행들이 몇명 남아있다고 알려주었다.

 

 

 

 

 

 

 

 

 

 

 

 

 

 

 

 

 

 

 

 

 

 

 

 

 

 

 

 

 

 

 

정상 뒤쪽으로 전망대가 있다고 하는데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길이라해서 그냥 돌아섰다.

누군가 정성스레 준비해온 과매기를 맛있게 먹고는 또 먼저 출발했다.

제발 천천히 내려오기를 내심 바라면서.

 

 

장인봉에서 내려오면서 걸어온 길을 본다.  저 뾰족한 봉우리가 탁필봉일까? 

 

 

 

 

 

 

 

 

 

청량폭포까지 1.5km

거리는 짧은만큼 그냥 치고 내려가는 산길의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두들마을 아래 계단을 내려서니 뒤의 일행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덕분에 혼자서 여유롭게 내려올 수 있어서 좋았다.

두들마을에서도 차가 다닐 수 있는 길 까지는 제법 거리가 되었는데

이런 마을의 삶은 어떨까

불편함을 견디는 댓가로 얻는 것들이 또 있겠지.

자연과 하나되는 삶...

 

 

 

 

 

 

 

 

 

 

 

 

 

 

 

 

 

 

 

 

 

 

 

 

 

 

 

 

 

 

 

 

 

 

 

 

늦가을 청량산의 산길을 마무리하며

또 다른 청량산의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때는 응진전도 가보고

청량사의 절집들도 여유롭게 두루두루 살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