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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22년, 걸을 수 있는 만큼만

옛절터 이야기길. 보원사지에서 개심사주차장까지(11. 5)

 

 

 

 

 

2주 전에 혼자 걸었던 길을, 오늘은 여럿이 함께 걷게 되었다.

서산 구석구석걸어you 일환으로 지난주 도비산에 이어

오늘 두번째 길이 이어졌다.

 

이 길은 가끔 혼자 걷기도 하는 길인데

혼자걸을때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유유자적 걷는 것도 참 좋지만

여럿이 어울려 소소한 얘기를 나누며 걷는것도 참 즐거웠다.

 

그다지 사교적인 편이 아니라서 여러사람과 많이 섞이지는 않지만

지난해 몇번 만났던 사람들도 반가웠고

산에서 가끔 만나던 사람들도 오랫만에 얼굴보니 반가웠다.

 

가을의 2주라는 시간은  자연에 너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주에는 있는줄도 몰랐던  오층석탑 뒷편의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었고

푸른 잎새사이사이 얼굴을 내밀던 감은 , 잎을 다 떨구고 빨갛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산길엔  떨어져 수북이 쌓인 참나무 잎새들

밟을 때마다 서걱대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행여 숨어있는 나뭇가지나 돌을 밟아 넘어질까봐 조심스럽기도 했다.

 

귀빈의 인사가 줄어든 대신

보원사 주지스님과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어느때보다 귀에 쏙 쏙 들어오기도 했다.

 

대여섯살 어린 고마부터 70대 언니들까지 함께 어울려 걷는 길

하산 후 서산 9미로 채려진 도시락을 먹는시간도 즐거웠다.

 

 

2022.  11.  5일

 

 

 

 

 

 

 

 

 

 

 

 

 

 

 

 

 

 

 

 

 

 

 

 

 

 

 

 

 

 

 

 

 

 

 

 

 

 

 

 

 

 

오늘 행사를 주관한 한국조직문화연구소 임원들과 후미대장

 

 

 

 

 

 

 

 

 

 

 

 

 

산길 능선에서 듣는 음악도 색다른 즐거움이었는데

오늘까지 이태원참사 애도기간인지라 음악회는 생략했다.

그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꼬마 참가자가 낙엽 속에서 용케도 도토리를 몇개나 찾아냈다.

함께 찾아주려고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지만 난 하나도 찾지 못했다.

 

 

 

 

 

 

 

 

 

 

 

 

 

 

 

 

 

 

 

 

 

 

 

 

 

 

 

 

날씨는 걷기에 딱 좋았고, 이제 내려가는 길은 편안한 임도길이지만

거리가 있다보니 함께 간 언니가 조금 힘들어했다.

이제 겨울에 눈이 쌓이면 다시 이길을 걷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