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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05~2010)

원효봉...낯익음과 낯설음

2010. 10. 26일

 

11시 15분 서산발 덕산행 시내버스 

15시 50분 덕산발 서산행 시내버스 

요금 왕복 5400원

친구와 둘이

 

원효암~ 오른쪽 오름길~ 원효봉~ 원효굴~ 원효암

 

오름길 초입 산소근처에 청아한 용담이 피어있다.

용담꽃은 시들거나 떨어지지 않고 말라버린다고 한다.

 

바위전망대 아래 대팻집나무가 궁금했다.

열매가 익었을까

기대를 안고 올라간 그곳에

애개~~

열매가 겨우 서너개 달려있다.

아마도 지난 9월의 태풍때문이리라

상처투성이의 잎은 아직 단풍을 시작하지 못했고

작고 앙증맞은 빨간열매 하나 가지끝에 매달려있다.

 

 

길게 누운 용봉산.수암산 줄기

그 앞에 우뚝솟은 덕숭산

이제 물들기 시작한 단풍에 덕숭산 정상부가 더욱 넉넉하고 아름다웠다.

버스를 타고 달려온 길

버스에서 내려 걸어 온 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가까이에서 보는 올가을 첫 단풍이다.

이제 막 시작한 듯

잎을 곤두세우고 풋풋하게 물들고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한참을 바라보았다.

 

 

 

원효샘 위 바위위에서의 조망

 

아래로 늘어진 단풍나무 가지 하나

타는 듯 붉은 단풍을 향해

마음이 달려나갔다.

느릿느릿 따라간 몸을 단풍앞에 놓았다.

나도 물들고 싶다.

 

 

곳곳에 붉은 단풍이 아름다웠지만

전체의 산빛은 아직

가을 언저리에서 선뜻 발을 들이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

어느날엔가

시간에 밀려 가을속으로 들어서게 될줄을 알면서도

갈잎들은 아직

지난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잊지 못하고 있나보다.

 

 

 

 

오늘 나를 매료시킨 나무 한그루

바로 사람주나무였다.

강물에 녹아든 하늘빛처럼

그렇게 슬며시 가을을 수놓고 있었다.

그 은근함이 애닯기도하고 보듬어주고 싶도록 사랑스러운 단풍이다..

 

 

 

 

아직 시월인데

원효봉을 오를 때에는 입에서는

거친숨을 쉴 때마다 하얀 입김이 모락모락 새어나왔다.

손도 시리고 몸도 떨려왔지만

사람주나무 단풍때문에 행복했던 산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