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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가장 좋은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비슬산

 

 

 

 

 

 

 

 

 

 

 

2015.  4. 25일  산울림산악회를 따라서

 

 

비슬산자연휴양림~ 대견사~ 대견봉~ 대견사~ 자연휴양림 

4시간 30분

 

 

 

4월 마지막주에 진달래 산행이라

처음엔 좀 의아했었다.

다른 곳은 이맘때쯤이면 진달래가 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슬산은 천고지의 정상부에 피기 때문에

진달래가 가장 늦게 피어나는 산이라고 한다.

올해는 산행일과 꽃의 개화상태가 잘 맞아서 멋진 산행이 될것이라고하니 기대가 크다.

 

 

 

대견봉 가는 길....아직도 꽃봉오리가 제법 보인다.

 

 

 

 

 

천왕봉과 월광봉

 

 

아침에 눈을 뜨니 창밖이 예상외로 훤하다.

이거 뭔가 잘못되었다는 불길한 예감.

시간을 보니 5시 40분도 아니고 5시 41분이다.

분명 알람을 맞춰 놓았는데....요일 설정이 잘못되어 있었다.

6시 출발인데..... 포기해야 하나

일단 하는데까지는 준비해보기로 했다.

다행히 배낭에 넣기만 하면 되도록 준비를 해 두었기에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휴양림 입구

 

 

처음 만나게 되는 비슬산

계획은 유가사에서 시작하기로 되어있는데 버스가 휴양림으로 들어왔다.

하는 수 없이 코스를 변경하여 대견봉까지 갔다가 원점회귀하기로 했다.

발빠른 사람들은 비슬산 주봉인 천왕봉까지 충분히 다녀올 수 있겠지만

내 걸음으로는 어림도 없었기 때문에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참꽃 축제의 막바지에 접어들은데다 휴일이어서 입구부터 붐비는 사람들로 왁자지껄하다.

 

 

 

 

이곳의 암괴류는 규모도 크고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다는데

가야봉 아래 너덜바위와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대여섯살 여자아이와 아빠품에 매달린 꼬마를 데리고 산을 오르는 가족이 있었다.

산행을 온 사람들도 전기차와 버스를 타려고 길게 줄을지어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데리고 걸어서 올라가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암괴류 전망대 앞에서  아빠와 아기

 

 

 

시작은 선두를 따라서 부지런히 출발해야만 그나마 시간을 맞출수가 있기에

장미허브님을 따라 열심히 걸었다.

장미님 왈  천천히 함께 유가사로 내려갈까요?

나도 그러고 싶다오.

(발빠른 장미님은 천왕봉까지 다녀왔다고.)

 

 

 

 

 

 

 나무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는 등산로는 힘들었지만

파란 하늘아래 멋스럽게 솟아있는 대견사 3층석탑이 보이니 힘이 나는것 같다.

1km가 채 안되는 짧은 산길도 위안이 되었다.

 

 

 

 

 

 

 

 

 

 

 

오름길 초입에 괴불주머니와 매화말발도리가 활짝 피었지만

눈으로 훝어보며 지나치고

노랑제비꽃은 관심보이는 일행이 있어 한컷 담았다.

 

 

 

노랑제비꽃

 

 

 

사실 비슬산에서 내 마음을 끈 것은 진달래가 아니라 대견사 3층석탑의 풍경이었다.

처음에 코스가 바뀌어 천왕봉을 못 간다 생각했을 때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는데

올라오면서 생각하니 내겐 오히려 다행스런 일인것 같다.

유가사에서 시작했다면

민폐끼치지 않으려면 마령재에서 내려가야 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부처바위

 

 

 

 

본래 9층탑이던 것을 복원한것이라는데 탑의 머리부분이 없다.

 

 

 

 

후미에서 함께 올라와준 회장님

대견사가 보이니 먼저 올라온 일행들을 찾겠다고 걸음이 바빠지신다.

이 좋은 풍경앞에서 앞사람 뒷통수만 보고 따라갈 수는 없는 일.

잠시 한눈파는 사이 몇 안되는 일행이 모두 사라졌다.

 

 

 

 

 

 

 

 

 

풍경이 너무 멋져서 누구에게 한장 부탁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탑 앞에는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왁자지껄 붐비니

마음까지 어수선하여 절집의 고요함이 그립다. 

그래도 나도 인증샷 하나는 찍고 싶어서

아쉬운대로 유리창에 비친 탑과 내 모습을 담아본다.

 

 

 

 

 

 

 

 

 

 

 

 

 

 

 

 

 

 

 

 

 

몇명 일행을 다시 만나 대견사 위 계단을 오르니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 하다.

분홍빛 참꽃 물결

알록달록 사람물결.

진달래 평원 위로 우뚝 솟은 천왕봉을 보니 천왕봉까지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월광봉으로 이어지는 평안한 능선을 보니 잠시 욕심이 생긴것이다.

그것도 잠시 대견봉에서 좀 여유를 부려보기로 했다.

 

 

 

 

 월광봉

 

 

 

 

 

할머님이 앉아계신 참선바위.... 안내판을 못 봤는데 스님께서 알려주셨다.

 

 

 

 

 

 

 

 

 

 

 

 

 

 

 

대견봉

 

 

 

저기 정자까지 안 가시나요? 

전 가고 싶은데요.

가보자고 하더니만 꽃에 휩쓸려, 사람에 휩쓸려 눈앞에서 모두 사라져 버렸다.

여기서 일행을 찾는 일은 별 의미가 없을것 같아서 혼자 대견봉으로 향했다.

 

 

 

 

 

 

앞서 걷던 부부의 대화가 날 웃게 했다.

남편 왈

"천왕봉까지는 갔다와야하지 않겠어?"

부인 왈

"실컷 봤는데 뭘 가~"

 

대견봉까지 가고 오는 동안 나도 천왕봉과 월광봉 실컷 보고 왔다.

 

 

 

 

 

 

 

 

 

 

 

 

 

 

 

 

 

지나는 산객에게 부탁해서....천왕봉과 월광봉을 배경으로 한컷

 

 

 

 

형제바위

 

 

 

 

앉아있는 두 사람 뒤로....백곰바위

 

 

 

 

 

 

 

 

 

월광봉

 

 

 

 

 

 

 

 

 

대견사 갈림길까지 버스가 올라오는 구불구불 임도

 

 

 

정자에서 오던 길을 되돌아보니  조화봉의 기상관측소와 어우러진 풍경이 또 다른 멋을  느끼게 한다. 

 

 

 

 

 

 

 

 

대견봉에 도착

일단 배를 좀 채우려고 빵과 과일을 꺼내놓고 먹는데

나비가..... 산호랑나비, 애호랑나비, 뭔 팔랑나비 같기도 하고....

배낭을 팽개쳐두고 잠시 따라다녀 봤지만

애호랑나비와 팔랑나비로 보이는 것은 내가 따라갈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리고

겨우 산호랑나비만 몇컷 찍었는데 다 흔들렸다.

여유롭게 진달래 평원을 걷는다면 나비를 좀 만날 수 있을것 같다.

 

 

 

 

 

 

 

 

 

 

 

 

 

 

 

 

 

 

 

 

대견봉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아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본래의 대견봉이 천왕봉으로 바뀌지 않았다면 나는 비슬산의 무명봉 하나 올랐을텐데

그래도 이름이 붙은 봉우리 하나 오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낙동강이 보이는 풍경

 

 

 

 

 

 

 

 

 

 

 

 

 

 이제 부지런히 내려가야겠다 생각하고 다시 대견사로 왔다.

대견사의 뒷모습을 한번 더 보고 가려고 계단을 향해 가는데 내려오는 선배의 모습이 보였다.

혼자 내려가려니 생각했는데 동행이 생기니 얼마나 반갑던지.

그늘에 앉아 선배 일행이 챙겨온 닭발과 배낭에 남은 참을 먹었다.

일행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런 여유를 부리지 못했을 것이다.

 

 

 

 

 

 

 

 

 

 

내려오는 길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서 잠시 탁족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더운 날씨였지만

제법 발이 시린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다시 걷는 걸음이

날아갈 듯 가볍다.

 

 

계곡 끝에 보이는 대견봉

 

 

 

 

 

 

 

 

 

 

 

 

 

 

 

 

 

축제의 일환으로 여러 공연과 시화전이 준비되어 있었다.

각자 맘에 드는 시 앞에 서라하니 활주로님이 "꽃밥"이라는 시 앞에 섰다.

내가 좋아하는 정호승님의 시 앞에 다시 세워놓고 한컷

나는 오늘 누군가에게

꽃 같은 놈, 나무 같은 놈이 되었을까?

 

 

 

 

 

오늘 처음 만나는 비슬산

대견사도 지난해에야 복원이 되었다하니

오늘 가장 좋은 모습의 비슬산을 내가 만난 것이다.

산이 내게 그랬듯이 나도

 나를 만나는 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나를 다듬는 일에 좀 더 부지런해져야 될것 같다.

 

 

 

 

2015.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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