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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이야기/알 ♥ 애벌레 ♥ 번데기

못다 핀 꽃한송이....세줄나비의 우화부전

 

 

 

 

 

 

 

 

 

긴 기다림 끝에 세줄나비의 봄을 맞았다.

날개를 펼칠 그 날을 함께 기다려본다.

1년에 한번 5월 말에서 7월에 발생하며 단풍잎에 붙어 애벌레로 월동한다.

줄나비류 중에서 단풍나무와 고로쇠나무를 식초로 하는 나비는

세줄나비 뿐인것 같다.

 

 

17.  4.  9일 화야산 탐사에서 단풍나무에 붙은 애벌레를 처음 만났다.

 내가 찾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위장술이 뛰어나다.

 

 

 

 

 

 

 

 

 

 

 

 

 

 

2017.  4.  10.

집에 온 다음 날 탈피를 했다.

색이 좀 밝아지고 뿔이 훨씬 길어지고 더 멋있어졌다. 

 

 

 

 

 

2017.  4.  12~13

작은 단풍나무 한그루 데려다 예쁘게 화분에 심어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첫날은 먹이를 먹고 묵은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둘째날은 뭐가 불만이 있었는지 가출을 해서 바닥을 기어다녔다.

햇볕이 강해도 그럴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커튼을 쳐주었더니 탈출을 멈추었다.

 

 

 

 

 

 

 

 

 

 

까꿍!!

애기세줄나비는 얼굴보기가 무척 어려웠는데

이 아이는 얼굴을 잘 보여준다.

미모에 자신이 있나보다.

 

 

 

 

 

 

 

 

 

 

 

 

 

 

2017.  4.  18

나비마다 먹이를 먹는 모습이 다 다르다.

세줄나비는 잎자루만 남겨놓고 아주 깨끗히 먹어치워서

처음에는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알수가 없었다.

 

 

 

 

 

 

 

 

 

 

 

 

 

 

 

4. 22일

가끔씩 거꾸로 매달린 듯 요상한 자세를 취하곤한다.

용을 연습하는 건가.

 

 

 

 

4월 25일.

어제 저녁무렵에 보니 몸 색이 조금 투명해진 느낌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거꾸로 매달려있다.

저녁에 들어가면 번데기와 만나게 되겠군.

 

 

 

 

 

 

 

 

 

 

 

 

4/26일 번데기가 되었다.

 

 

 

 

 

 

 

 

 

5/4일 저녁 일곱시경부터 날개가 살짝 비치기 시작했다.

 

 

 

 

 

 

 

 

 

5/5일 새벽 4시 10분경

어제보다 조금 더 까매지고 날개의 점도 더 선명하게 비친다. 

 

 

 

 

 

오전 일곱시경

 기대감과 긴장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금방이라도 쏙 빠져나와  안녕! 인사를 할것 같다.

 

 

 

 

 

 

 

 

 

7시 10분경

 세줄나비의 우화를 기다리면서 이미 우화한 흑백과 잠시 인증샷.

이후로 세줄나비에 집중하는 동안 흑백알락나비는 조용히 날아갔다.

 

 

 

 

 

7시 35분경. 한쪽 날개가 살짝 피져나왔다.

곧 우화하겠군.

함께 보고 싶어 푸른솔이 달려왔다.

숨을 죽이며 지켜봤건만 여기서 더 진행을 하지 않는다.

 

 

 

 

 

 

 

 

 

 

 

 

 

 

 

8시 30분경

한쪽 날개를 내밀고 힘겨운 싸움을 하기를 한시간 가량.

저 상태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하고 한참을 매달려있은 끝에

겨우 탈출을 했지만

결국에는 날개를 펴지 못했다.

심각한 우화부전이었다.

 

 

 

 

 

 

 

세줄나비의 봄을 함께보려 했건만

끝내는 날아보지도 못하고

나비로서의 일생을 마감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한걸까?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