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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산재 구례여행 이틀째 화엄사와 연기암에 이어, 두번째 코스로 쌍산재에 들렀다. 무슨 tv프로에 나오고 나서 많이 유명해 졌단다. 전라도 민간정원 중 하나로 열세채의 300년 고택과 풍경이 자연스레 어우러져 편안하고 아름다웠다. 쌍산재라는 이름은 지금 사장님의 증조부의 호에서 따온 것이란다. 처마아래 매달린 곶감과, 장대에 걸려있는 마늘이며 장독대의 금줄 어릴적 보던 풍경들이 정겹다. 꾸민 듯, 안꾸민 듯, 마당 여기저기에 꽃을 놓아두고 돌이나 마루에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다. 1만원의 입장료가 조금 비싸다는 생각도 들지만 (차의 선택폭이 좁아서) 유유자적 차를 마시면서 망중한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대숲을 지나 윗쪽 영벽문 밖으로 나서면 저수지(사도저수지란다) 가 나온다. 저수지 둑에서 또 친구들의 흥겨운 .. 더보기
고남저수지 벚꽃 길과 그녀의 원피스 3년만의 외출이라고 했다. 그녀의 원피스 얘기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던 2020년도 쇠고기 소비가 급등했다고 뉴스에 나오던 그 때, 그녀는 쇠고기 대신 원피스를 하나 샀다. 시장통 길가의 옷가게 앞을 지나다 양귀비인지, 목단인지, 큼직하고 화려한 꽃문양에 꽂혔다고 했다. 평소에 치마를 거의 입지 않는 그녀는, 하루를 고민한 끝에 결국 그 원피스를 샀단다. 그리고 그 이후 3년동안 그 원피스는 옷장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는데. 다른 곳의 벚꽃은 이미 다 떨어져 잎이 돋고 있는데 고남저수지의 벚꽃은 개나리와 더불어 지금이 절정이란다. 사진을 찍겠다고 일부러 옷을 챙겨입고 나서본 적이 없었던 그녀였지만 처음으로 그 원피스를 꺼내입고 한껏 멋을 내고는 친구와 함께 고남저수지를 향해 새벽길을 나섰다. 아무리.. 더보기
화야산의 들꽃. 2023. 4. 1. 오래전 화야산의 얼레지를 보겠다고 찾아 왔다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 놀라서, 그 뒤로 꽃을 보러 올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꽃을 보러 갔던 그날도 나비를 따라 가다가 일행들을 놓치고 혼자 노는 바람에, 꽃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오늘은 나비를 보러 가는 길 늦었을거라 생각되어 기대조차 하지 않았는데 아쉬운대로 얼레지와 금붓꽃을 볼 수 있었고 계곡의 돌단풍은 여전히 예뻤다. 많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꽃을 보러 오는 이가 더러 있었고 산책삼아 느즈막하게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비와 꽃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더위와, 꽉 꽉 막히는 길의 답답함을 견뎌야 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청평의 환상적인 벚꽃길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얼레지 돌단풍 ?개별꽃 피나물 금붓꽃 개감수 숨바꼭질? .. 더보기
나비와의 교감 처음 줄나비가 내게 달려들었을 때,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팔에 모자에 신발에... 음.. 나비도 착한 나를 알아보는군. 착각도 그런 착각이 없었다. 그런 경험을 여러차례 하면서 그때서야 알았다. 물이나 흙에서 미네랄을 섭취하는것처럼 땀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라는 걸. 생태를 알고그에 맞춰주는것 교감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찍을 때는 즐거운데 손을 화장해줘야 하는 일이 번거롭다 ^^* 더보기
유리창나비의 브로맨스 경기도의 계곡 주변 산기슭 여기저기에서 만날 수 있는 나비지만 계곡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내가 선호하는 그곳으로 갔다. 이미 다른 곳에서 출현했다는 소식을 들은지라 볼 수 있을 거라 기대를 했다. 산길에 접어든 지 얼마 안 되어 친구가 계곡에 앉은 나비를 발견했지만 도무지 내 눈에는 보이지가 않는다. 자리를 옮겨 날개를 폈을 때, 그제야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너무나 짧은 눈인사를 나누고 사라졌다.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따라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만나줄 거면 다시 오겠지 다른 누군가라도 보내 주겠지.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수컷 두 마리가 계곡 주변에 내려와 아름다운 브로맨스를 보여주었다. 수컷끼리 저리 정다운 모습은 처음이라서 의아하면서도 즐거웠다. 유리창.. 더보기
산푸른부전나비의 사랑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훼방꾼이 나타나면 사랑이 더 돈독해지고 깊어진다는데 나비도 그런 걸까? 엄지손톱만 한 푸른부전나비가 휙 날아오르더니 나뭇가지 주변을 맴돌다 날아간다. 사진을 찍어주려던 참이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맴돌던 나뭇가지를 바라보는데 어라? 한쌍이 짝짓기 중이다. 훼방꾼이 아니었으면 못 보았을 멋진 장면이다. 적당한 장애물과 훼방꾼이 필요한 이유는 그로 인해 활력과 동기가 더 확실해지니까. 그것들은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필요하고 고마워해야 할 존재인 것 같다. 산푸른부전나비와 푸른부전나비의 차이점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현장에서 한눈에 구분하기란 내게는 쉽지 않다. 이 사진을 찍을 때도 푸른부전나비이겠거니 하고 열심히 찍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확인하면서 보니 앞날개 외연쪽의 세번째 점이.. 더보기
쇳빛부전나비 아홉시도 안되어 도착을 했는데 그때부터 보이기 시작한 나비가 쇳빛부전나비였다. 자세히 보면 은근히 매력있는데 이 곳에는 금테 오해용님이 발견한 연쇳빛부전나비가 있다고 한다. 다른 일행들은 연쇳빛부전나비를 잘도 찍었더만 내 사진속에는 온통 쇳빛부전나비뿐이다. 그렇게 피해가는 것도 재주다 싶다 ^^* 지금은 한눈에 구별도 할 줄 모르니 아쉬움도 적지만 둘의 서로 다른 생태가 신기하기만 하다. 쇳빛부전나비는 진달래나 조팝나무가 기주식물이지만 연쇳빛부전나비는 괴불나무라고 하니 웬만한 사람은 잘 알아보지도 못하는 색의 차이가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구나 싶다. 연쇳빛부전나비라고 불러서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는데 도대체 난 뭘 찍은거야 ^^* 더보기
공작나비 참 오랫만에 다시 만나보는 나비 공작나비. 월동체로는 처음 만났다. 벌써 한달전부터 나비 소식이 올라왔지만 너무 먼 거리이다보니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지인의 번개모임 공지에 마음이 동했다. 꼭 나비를 만나겠다는 생각보다는 사람들에 대한 설렘이 더 크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서산에서 화천까지도 먼 거리지만 흑산도에서, 부산에서, 전주에서... 모두들 먼 거리에서 참석을 한것을 보고 놀랐다. 연령대도 대학 새내기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취미가 같다는 이유로 거리낌없이 대화가 이어지고 처음 만났는데도 친근감이 느껴진다. 수원에서 함께해준 친구와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쌀국수를 먹은것도 추억이 되었다. 2023. 4. 1 나를 보는 네개의 눈 낡은 날개가 안타깝지만 그래도 아름답다. 전주에서 오신 선생님이 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