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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퇴근 후 출발하자마자 빗줄기가 거세진다. "어떻게 해? 돌아갈까? " 돌아가긴. 그냥 가야지. 가는 도중에 비가 그칠지도 모르잖아 해바라기를 보여주겠다는 두 친구와 함께 운산으로 향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해바라기 꽃밭. 아름답다. 3천평이란다. 누가 어떤 이유로 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맙다. 빗속에서 잠시 서성이다 돌아왔다. 꽃을 보는 동안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소피아 로렌의 슬픈 눈동자가 떠올랐다. 다음에 또 해바라기 꽃밭을 보게 된다면 오늘 함께 했던 친구들의 즐거워하는 표정이 떠오르지 않을까? 2022. 6. 29일. 저녁에 기록적인 폭우. 더보기
은판나비 아름다운 문양과 색을 가진 은판나비 땀을 뻘뻘흘리며 걸은 덕에 은판나비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투박한 손을 장갑속에 감추고 살며시 악수를 청하니 선뜻 손을 잡는다. 그리고는 모자, 등, 바지, 팔, 옆구리..... 반갑구나 정말 반가워 2022. 6. 25. 더보기
왕오색나비 보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이다. 달려갈 곳이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하여 장장 네시간여를 달렸다. 몇년을 벼르고 있었던 그곳 버스타고, 전철타고, 걸어서... 왕오색나비가 우리동네에 없는것도 아니다. 겨울 팽나무 아래에서는 월동애벌레를 볼 수 있는 동네지만 왕오색나비 성충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만큼 발품이 적었다는 얘기가 되겠지만 오늘 내가 찾아가는 곳처럼 그런 모습은 다른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것 같다. 땀을 뻘뻘 흘리며 택시타고 올걸 후회하던 마음이 나비를 만나자마자 걸어오길 잘했어 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초행길인지라 절집근처에서만 놀았지만 몇시간이 순간처럼 지나갔다. 그 절집의 단청과 주춧돌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2022. 6. 25일 더보기
쇠제비갈매기 가족 놀라게 해서 미안 잠시 잠깐만 엿보고 싶었어. 새끼들 너무 귀엽더라. 산맥을 이룬 중장비 바퀴자국에 납작 엎드려 숨는 지혜는 어찌 알았을꼬. 둘이 떨어져 있어야 더 안전하다는 것도 말이지. 지켜보는 줄 알면서 먹이를 잡아 새끼에게 가져오는 용기 어미니까, 아비니까. 도로 공사로 중장비 차량이 분주하게 오가는 그 곳. 무사히 하늘을 날 수 있기를 바래. 새끼를 둥지에서 멀리 불러내는 어미 산 하나를 넘는것도 새끼에게는 버겁다. 납작 엎드려 숨어있다가 배가 고픈지 보채는 새끼 먹이가 조금 커보이기는 하지만... 2022..6. 19. 더보기
동네나비들 (부처나비, 먹그늘나비 외 ) 먹그늘나비 (5/26) 바둑돌부전나비 (5/26) 배추흰나비 (5/31) 6/7 노랑나비 (6/9) 석물결일까? 그냥 물결나비일까? 부처나비 (6/8) 더보기
아쉬움 (쇠제비갈매기, 뿔논병아리) 5월 8일의 어느 모래톱. 쇠제비갈매기 수컷은 먹이 나르기에 바쁘고 암컷은 얼른 먹이 가져오라고 소리를 지르며 보챈다. 그 후 탐색에 들어간 한쌍.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삼십여분을 서로 탐색하며 지켜보는 사람을 애타게 한다. 그래. 짝을 정하는 일인데 신중해야지. 오랜 시간 뒤 허락하겠노라 자세를 낮추는 암컷을 보며 성공을 예감하며 기분좋게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뭐가 못마땅했을까? 수컷이 휙 날아가고 말았다. 나도 허망했지만 암컷의 표정은 나보다 더 허망해 보인다. 둘 다 더 좋은짝 만났겠지. 보채는 암컷.. 곧 수컷이 온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서로 탐색중인 한쌍 성공을 예감했는데.... 6월 19일 도영제 이제 부화를 했겠거니 기대하며 찾은 뿔논병아리 둥지. 높아진 수위때문인지 엉성해진 수초 새끼.. 더보기
흰뺨검둥오리가족 두번째 만남 저녁 무렵에 만난 아쉬움과 그 귀여운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주말에 다시 천변을 찾았다. 오늘도 두 가족이 천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언니 가족의 아지트 동생 가족 동생 가족은 어도의 난간에서 쉬는 중. 언니 가족은 오늘도 둑을 넘어 어디론가.. 더보기
흰뺨검둥오리 가족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이 풍경속에도 위험이 곳곳에 숨어 있나보다. 천적이 많은 야생의 동물들에게 안전한 곳이 있을까 조금 더 자란 언니오빠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긴것인지 요란한 소리와 함께 새끼 한마리가 물거품을 만들며 총알처럼 헤엄쳐 온다. 말로만 듣던 삼십육계줄행랑이라는 것이 저런 것이겠구나 싶었다. 평화롭게 어미를 따라 헤엄치던 동생 흰뺨오리가족 달려오는 언니의 기척에 화들짝 놀라 모두 함께 줄행랑을 친다. 겨우 진정하고 다시 평화로워졌지만 혼자 줄행랑을 친 새끼는 가족들을 만났는지 모르겠다. 동생 가족들을 따라 어도 쪽으로 올라왔지만 가족들은 이미 둑을 넘어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기 때문이다. 웬지 걷고 싶던 그날 몇정거장 미리 버스에서 내려 천변을 걷다가 만난 흰뺨검둥오리 가족 카메라가 없는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