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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삼십여년전 바닷가를 향해 열린 문으로 들어왔다가 우연히 알게된 천리포수목원. 아이들 어렸을 적에는 후원회비를 내고 가끔 방문했었다. 그때만해도 연회비가 3만원이었으니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야기가 되었다. 요즘 볼게 뭐 있어? 하고 물어보면 딱히 뭐라고 대답할 말은 없지만 볼것이 없어도 그냥 산책하기 좋은...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지금은... 매화도 활짝, 영춘화도 활짝 피었겠지만 방문했던 2월 10일에도 여러가지 꽃이 피었다. 설강화, 납매, 풍년화, 복수초, 가지복수초, 하우스 안에 여러가지 동백꽃들. 오구나무. 오구나무는 잎이 까마귀 부리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가을에 단풍도 예쁘고 위를 향해 피는 꽃송이도 특이하다는데 본적은 없다. 열매는 본디 까만색이라는데 모두 하얗게 보였다. 그 이유는.. 더보기
신리성지 신리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성지중 하나로, 당시, 천주교가 조선 구석구석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했던 신부와 신자들이 순교한 유적지다. 다블뤼 주교의 은거처, 성인들의 경당, 순교자기념관과 순교미술관 등 아름답고도 성스러운 공간이 신리성지와 그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천주교가 조선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시기, 신리 마을은 가장 먼저 그 교리를 받아들였던 지역으로 이후 신리 마을은 조선에 천주교가 뿌리를 내리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지역으로 알려지게 된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퍼 옴 1월들어 솔뫼성지와 신리 성지, 성지를 두 곳이나 방문하게 되었다. 두 곳 모두 당진에 있다. 성지에 들어서면 웬지 행동도 조신하게 해야 할 것 같고 웬지 경건해지는 느낌이 든다. 신리성지는 상상했던 .. 더보기
덕유산 향적봉. 환상의 눈꽃산행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김용택 시인의 시처럼 꽃 피는지, 단풍 지는지 모르는, 그냥 그리운 먼 산이었을 덕유산을 이제는, 상고대가 피었는지, 바람은 부는지, 하늘빛은 무슨 색을 하고 있는지 손바닥 안에 올려 놓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갈 수는 없어도, 날이 좋은 날엔 가끔 국립공원 CCTV를 보면서 그리움을 삭이는데 그날은 좋아도 너무 좋을것 같았다. 7일과 8일, 그 중 하루 덕유산에 가자고 해볼까? 혼자 생각중인데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새로 산 아이젠 써봐야 하지 않겠어요?" ㅎㅎ 덕유산이 날 부르는 구나 " 덕유산 어때요?" 나는 함께 달려준 그녀가 고마웠고 그녀는 생각지도 못했던 덕유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며 내게 고마워했다. 2024. 2. 8일 . 맑음님과 함께 곤도라의 창문.. 더보기
겨울을 걷어내다. 답답한 비닐 속에서도 싹을 틔우고 키를 키워야 했던 달래 이제 겨울을 벗고 콧바람 제대로 쐬면서 살게 되었구나. 어느집 식탁에 무침으로, 찌개로, 또 다른 그 무엇으로 봄의 향기를 전하겠구나 안개 자욱한 아침 출근길 달래를 덮었던 비닐을 걷어내는 어르신의 몸짓이 힘겨워 보이지만 파릇파릇 돋아난 달래를 보면 힘이 나실 것 같다. 달래는 이 동네 특산작물이다. 2024. 1. 15. 더보기
큰고니 얼마 전부터 성암저수지에 큰고니가 몇 마리 머물고 있다. 성암저수지가 얼어 있던 날. 함께 놀던 큰기러기는 멀리서 나는 발소리만으로도 벌써 날아올랐고 큰고니는 아장아장 걸음을 옮긴다. 얼음판에 오래 서 있는 것이 힘들었을까 큰고니 두 마리가 자꾸만 주저앉는다. 저러다 포식자라도 나타나면 어쩐다지. 미끄러운 얼음판 위에서 돋음 닫기를 하여 날아오를 수 있을까 별걱정을 다한다. 24. 1. 30. 더보기
흰머리오목눈이 헉! 이런 허접한 사진을 올리다니... 하지만 사진보다는 내가 흰머리오목눈이를 처음 만났다는 것이 중요하고 더군다나 우리동네에서 만났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므로 기억하고자 한다. 그날의 부춘산 봉화대 산길을. 2024. 2. 4. 더보기
추사고택 어디 가자고 불러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어디 가자 했을 때, 선뜻 동행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그 곳의 소나무가 보고 싶다는 한 마디에, 불쑥 튀어나온 말 " 갈래요?" 그래서 갔다. 목단 필 때 와야지. 수선화와 자목련 필 때 와봐야지. 마주 선 두 그루의 은행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 때 오면 좋겠네. 와야 할 이유가 참 많은 추사고택 겨울 풍경이 다소 썰렁한 것은 어디나 비슷하지만 그녀들이 있어 따듯했고 아름다웠다. 2024. 1. 28. 더보기
친절한 함백산의 겨울. 금요일부터 한파가 풀린다는 소식이 아쉬웠다. 토요일에 산에 가는데.... 상고대가 녹지 말아야 할 텐데.. 사람은 참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만항재를 향해 가면서 올려다보니, 꼭대기 나무 가지 위에만 눈이 조금 남아있었다. 이대로 함백산은 내 기대를 저버릴 것인가? 하지만 산은, 섣부른 기대도, 섣부른 실망도 하지 말라고 가르쳐준다. 산 중턱에 올라섰을 때, 상고대가 남아있는 나무가 ,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너무 아름다웠다. 앙상한 겨울나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찾기란 보통 사람들에겐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눈과 상고대가 적당이 녹고, 또 적당히 남아 있어 잔근육처럼 드러난 산줄기의 능선들이 너무 아름답게 이어졌다. 올라갈수록 아름다워, 감탄사를 부르는 함백산의 겨울... 더보기